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밸리록②] 레드 핫 칠리 페퍼스가 펼쳐놓은 마법

▲레드 핫 칠리 페퍼스(사진=CJ E&M)
▲레드 핫 칠리 페퍼스(사진=CJ E&M)
전설적인 펑크 록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이하 RHCP)가 무려 14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그 사이 멤버 앤소니 키에디스는 콧수염을 길렀고, 보디가드를 자처할 만큼 듬직한 아들도 생겼다. 지난 2009년 팀을 탈퇴한 기타리스트 존 프루시안테의 자리는 꽃미남 조쉬 클링호퍼가 대신했다. 변한 것은 그 뿐이었다.

지난 22~24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지산리조트에서는 ‘2016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밸리록)’이 열렸다. 공연 첫 날, 현장 곳곳에서는 RHCP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관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이날의 헤드라이너, RHCP를 기다리는 이들이었다.

하루 평균 기온이 30도에 육박한 무더운 날씨. 여기에 관객들이 내뿜는 열기가 더해져 공연장을 거대한 사우나 같았다. 보컬 앤소니와 베시이스트 플리는 맨 몸에 기타를 두른 채 무대에 올랐다. 첫 곡 ‘캔트 스탑(Can't Stop)’ 시작으로 2006년 그래미에서 최고의 록 음악/최고의 록 퍼포먼스 등을 휩쓸었던 ‘대니 캘리포니아(Dani California)’, 2000년 그래미 최고의 록 음악상을 수상한 ‘스카 티슈(Scar Tissue)’, ‘페러렐 유니버스(Parallel Universe)’ 등 과거의 히트곡들이 연달아 연주됐다. 관객들은 마구 발광하며 RHCP를 반겼다.

‘다크 네서서티(Dark Necessities)’, ‘더 겟어웨이(The Getaway)’ 등 지난달 발매된 새 음반 수록곡도 고루 만나볼 수 있었다. 새로운 프로듀서 데인저 마우스와 의기투합해 완성한 또 하나의 수작. 신곡이 익숙치 않은 듯 처음엔 다소 어색해 하던 관객들도 이내 채드 스미스의 드럼을 쫒아 쉴 새 없이 박수를 치고 몸을 흔들었다.

▲레드 핫 칠리 페퍼스(사진=CJ E&M)
▲레드 핫 칠리 페퍼스(사진=CJ E&M)

오후 11시가 넘어가자 차편에 쫓겨 발걸음을 돌리는 관객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났다.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에 객석의 분위기가 다소 산만해진 시점, RHCP는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불후의 명곡 ‘캘리포니케이션(Californication)’을 시작한 것. 익숙한 기타 연주가 들려오자, 몸을 배배 꼬던 관객들도 즉시 정신을 차리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부르던 한 외국인 관객은 결국 흥을 주체하지 못한 듯 “끼야호” 정체불명의 비명을 내뱉었다.

탄력을 받은 RCHP는 ‘고 로봇(Go Robot)’, ‘언더 더 브릿지(Under The Bridge), ’디트로이트(Detroit)‘, ’바이 더 웨이(By The Way)‘ 등을 이어가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앙코르 순서에서는 플리가 물구나무를 선 채로 무대를 누비는 기예를 펼쳐 박수를 얻기도 했다. 혈액순환이 원활해진 덕분일까. 플리는 이어진 ’굿바이 앤젤스(Goodbye Angels)‘, 기브 잇 어웨이(Give It Away)’에서 폭발적인 연주를 들려줬다. 그의 쫄깃한 베이스 연주는 드럼의 울림만큼이나 커다랗게 진동했다.

야성적인 연주와 퍼포먼스, 사뭇 진지하던 앤소니의 노래와 반대로 광적이었던 객석의 환호까지, RHCP는 자신에게 허락된 90분을 알차게 채웠다. 한여름의 무더위와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벌레 떼들은 이들의 무대 앞에서 한없이 가소롭게 느껴졌다. 공연장을 나서는 길,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질 것이다”던 조쉬의 말이 떠올랐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