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질게 터졌습니다."
중국의 한국 콘텐츠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중국에서 한국 연예인의 활동을 중계하던 한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에 중국이 발끈했다. 불편한 기색도 내비쳤다. 이후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한국 스타와 콘텐츠의 규제를 담은 비공식 지침을 배포했다는 소문과 함께 한국 연예인의 팬미팅 취소, 출연 무산 등이 연달아 전해졌다. 이 상황만 떼 놓고 본다면 중국의 한류 규제는 사드가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관계자들은 "사드는 중국 정부에 한국 콘텐츠 규제의 빌미를 제공했을 뿐, 원인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의 설레발+중국의 거부감"
한국 드라마, 예능, 연예인 등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콘텐츠들이 중국에 어떤 가격으로 팔렸는지 한국 내에서도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회당 수출가격, 연예인들의 출연료 등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 문제는 중국 내에서 이런 '돈' 문제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보도되는 기사들은 중국에서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한국 콘텐츠가 비싼 가격으로 판매됐다는 소식은 중국 내에서 "중국 콘텐츠를 지키자"며 한국 콘텐츠를 경계하는 움직임을 부채질하는 요소가 됐다. SBS '피노키오'가 '별에서 온 그대'의 7배 가격인 회당 28만 달러에 판매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중국에서 검열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는 점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때문에 중국의 이번 규제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한국의 설레발이 거슬리던 참에 사드가 좋은 구실이 됐다. 터질게 터졌다"고 분석했다.
"하루 아침에 새로운 정책 나올 수 있어"
중국이 한류 산업에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고, 엄청난 자본력을 갖춘 시장이지만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중국과 콘텐츠 수출입 교역을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중국은 정책이 정말 하루 아침에 바뀐다"며 "우리처럼 법이 하나 만들어지고 시행되는데 몇년이 걸리는 법이 없다. 령이 시행되면 그 즉시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전에 함께 작업하려 했던 제작사 대표가 당에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였는데, 그후 사형당했다고 하더라"라며 한국과는 다른 중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흉흉한 분위기가 포착되면 알아서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대책은 나온다"
중국 시장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연예 콘텐츠는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콘텐츠다. 때문에 규제가 계속 생겨났지만, 이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극복해왔다.
'아내의 유혹'이 중국에서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이후 한국 드라마를 방송국에서 직접 트는 것이 제한됐다. 이후 한국 드라마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방송됐다. 사전 심의가 진행된 후에는 사전 제작이라는 묘수도 나왔다.
SBS '런닝맨'의 중국판인 '달려라 형제'가 중국 예능 판도를 바꾸자, 광전총국은 6월 해외 합작 예능 방영을 연 2편으로 제한하고, 해외 포맷 예능의 황금시간대 편성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한중 사업에 대한 낙관적인 기류는 가시지 않았다.
한 방송국 PD는 "일단은 다들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면서도 "어떤게든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겠냐"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