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콧, 태풍, 김영란법, 지진…각종 우려 속에 개막했던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일 간의 항해를 마무리 하고 15일 폐막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집계 결과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각종 악재로 전년보다 27.4%나 급감했다. 부산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영화제 폐막일인 15일 해운대구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결산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모두 16만 5,149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2만 7,377명에서 27.4%(6만 2,228명) 급감한 수치다.
관객 감소에는 감독과 배우들의 영화제 보이콧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이빙벨’ 상영 이후 불거진 부산시와 부산영화제 간 갈등으로 인해, 영화계 4개 단체(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마케팅사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가 보이콧을 선언해고, 유명 스타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영화제 자체도 다소 활력을 잃었다는 평이다.


개막식 전날 태풍이 해운대 백사장에 설치한 비프빌리지를 무너뜨리면서 예정됐던 행사가 모두 영화의 광장으로 옮겨 진행됐는데, 이 역시 영화제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일조했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는 10일간의 행사를 큰 무리 없이 이끌며 내년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탄탄한 라인업이 관객을 즐겁게 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69개국 301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그 가운데 월드 프리미어가 96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7편일 만큼 상영작의 규모는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상일의 '분노', 구로사와 기요시의 '은판 위의 여인', 신카이 마토토의 '너의 이름은', 벤 영거 감독의 '블리드 포 디스' 등 영화제를 대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들이 화제를 모았다.
칸 영화제에서 선보였던 '나, 다니엘 블레이크', '토니 에드만', '페터슨', '세일즈맨' 등 화제의 신작들도 두루 초청 돼 매진을 이끌었다. 촉박한 준비 기간에도 다양한 작춤을 발굴한 프로그래머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크게 박수 받을만 하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아시아필름마켓은 총 47개국 742개 업체 1,381명이 참여했다. 세일즈부스에는 총 24개국, 157개 업체, 62개 부스가 참여했고, 마켓 스크리닝: 총 13개국, 42개 업체, 63편, 68회 상영(마켓 프리미어 50편)됐다.
아시아영화펀드는 장편독립영화 인큐베이팅펀드 총 5편, 장편독립영화 후반작업지원펀드 총 5편, 다큐멘터리 AND 펀드 총 12편 8편에 원하기로 확정했다.
한편 영화제 측은 여러 난관 속에서도 관객들의 지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영화제 측은 “태풍과 지진,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이어온 과정 등 많은 악재는 분명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분위기와 열기, 그리고 관객의 참여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제를 찾아주시는 관객들과 영화인들을 보며, 관객들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인이자 든든한 밑거름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에도 관객들을 위한 알찬 프로그램과 서비스향상을 통해 더욱 보답하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불어 “한국영화계의 지지를 완전히 끌어내진 못했지만, 안정적인 영화제를 치러내기 위해 부족한 시간과 여건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한 영화제였다”며 “특히 첫 민간 이사장 체제 하에서 치러진 영화제라는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내용적으로는 새로운 영화들과 신인감독들에게 좀 더 주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작가의 새로운 발견과 소개라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체성과 가치를 다시 돌아보는 한 해가 됐다”고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