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레인보우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올해 데뷔 7년 차를 맞이한 레인보우는 소속사 DSP미디어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 이제 남은 선택은 결국 한 가지다. 어떻게 살아 남을 것인가.
DSP미디어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레인보우와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멤버 전원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오랜 기간 이야기를 나눴지만 아쉽게도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해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진 않았지만 ‘각자의 길’이란 완곡한 표현으로 팀 존속에 대한 기대를 꺾었다. 마지막 완전체 음반 ‘프리즘(Prism)’이 발매된 것은 벌써 8개월 전의 일이다. 이미 그 전에도 1년간의 공백이 있었다. 대신 멤버들은 개인 활동에 주력했다. 각자의 특기를 살려 연기, 뮤지컬, 뷰티 멘토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탈(脫) DSP 이후에도 이 같은 행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멤버들은 개별 영역에서 제법 안정적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상태다. 고우리나 김재경, 지숙은 무대가 아닌 연기자와 뷰티 멘토로 활동할 때 더욱 주목받는다. 팀을 생각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멤버 개개인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활동 가능한 영역이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뜰 만 한데 못 뜬다.” 지난 7년간 레인보우의 뒤를 끈질기게 따라 붙은 말이다. ‘가십걸(Gossip Girl)’, ‘에이(A)’, ‘마하’ 등으로 상승세를 얻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운의 문제는 아니다. 멤버들의 문제도 아니다. 다만 기획력의 문제다. 뚜렷한 팀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무지갯빛의 다채로운 매력’이라는 애매한 말은 그럴듯한 변명 되지 못한다. 좋은 노래는 오래도록 남는다는 위로의 말과 함께 새롭게 열릴 레인보우의 2막에 응원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