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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화신'부터 '안투라지'까지..젠더이슈 흥망성쇠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 스틸 컷(위), tvN 드라마 '안투라지' 공식포스터(사진=SM C&C, tvN)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 스틸 컷(위), tvN 드라마 '안투라지' 공식포스터(사진=SM C&C, tvN)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젠더 이슈’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다. 미디어 등 대중문화에도 같은 잣대가 적용되고 있는 만큼, 이런 흐름을 읽어내지 못하면 그 어떤 작품이어도 비난의 화살을 어김없이 맞게 된다.

방영 전부터 기대작으로 꼽혀왔던 tvN 드라마 ‘안투라지’는 바뀌어가는 흐름을 읽지 못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조진웅 서강준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모았지만, 첫 방송부터 “막 자고 다녀야 그 싸질러 놓은 양만큼 어른이 된다”와 같은 저급한 대사와 “클럽에서 여자 X먹을 때처럼 노력해봤냐. 고자냐. 밀도 있게 들이대야지” 등의 대사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남성 위주의 지나친 극 전개에 반발심을 느끼는 의견 또한 적지 않다. 이런 움직임이 반영된 탓인지, 한 회 만에 시청률이 절반 가까이 뚝 떨어지는 등 시작부터 불안한 모양새다.

과거 남자 주인공의 박력을 상징하며 로맨스 장면으로 차용되던 손목 낚아채기나 강압적인 키스 장면 등도 더 이상 용납되기 어려운 분위기다. 지난 7일 컴백한 걸그룹 마마무는 뮤직비디오에 솔라가 남자 모델에게 엘리베이터 안에서 강제로 키스를 당하는 모습을 담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외국 팬들의 안 좋은 반응과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점화될 기미를 보이자 이를 의식한 듯한 소속사 측은 해당 장면을 축소 편집했다. 소속사 측은 이에 대해 “오해 소지가 있다는 내부 판단으로 조금 수정했다”고 밝혔다.

KBS2 ‘개그콘서트’도 소위 말하는 ‘여혐’ 코드로 인해 활력을 잃었다. 여자는 명품만을 좋아한다는 등의 여성 혐오적 시각이 담긴 개그에 시청자들은 반기를 들었다. SBS 드라마 ‘우리 갑순이’의 경우, “내가 된장녀라 미안하다” 등의 시대역행적 대사와 남자 주인공의 “칠칠치 못하게 임신이나 되냐”는 비난조의 대사가 시청자들에 불편함을 심어줬다. 지난해에는 장동민을 필두로 한 유세윤 유상무 등이 팟 캐스트 라디오 등에서 여혐개그를 선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논란이 일었던 마마무 '데칼코마니' 뮤직비디오(위), 남성 유방암 환자를 다룬 드라마 '질투의 화신'(사진=마마무 '데칼코마니' 뮤직비디오 캡처, SBS 제공)
▲논란이 일었던 마마무 '데칼코마니' 뮤직비디오(위), 남성 유방암 환자를 다룬 드라마 '질투의 화신'(사진=마마무 '데칼코마니' 뮤직비디오 캡처, SBS 제공)

반면에, 시대 흐름에 맞아 떨어지며 인기를 얻는 이들도 생겨났다. 개그맨 김숙의 경우 ‘가모장’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단숨에 시청자들에 호감지수를 적립했다. 개그맨 윤정수와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춘 JTBC ‘님과 함께’에서는 기존의 남-녀 구도와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신선한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도 김숙의 경우와 궤를 같이한다. 여성 주인공 표나리(공효진 분)가 아닌 남성 주인공 이화신(조정석 분)이 유방암에 걸려 수술을 받고, 불임 판정을 듣고는 서럽게 눈물을 쏟는다. 헤어지자며 다짜고짜 이별을 고하는 이화신에게 표나리는 끊임없이 들이댄다. 이화신을 벽에 밀치며 “불임은 신경 쓰지 말자”, “나만 믿어라”, “나랑 자자”, “그만 튕겨라”고 사뭇 ‘터프’하게 말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의사 등 전문직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 맡았다. ‘질투의 화신’ 속 프라임 시간대 뉴스의 여성 진행자는 젊은 아나운서 홍혜원(서지혜 분)이 아닌 관록있는 앵커 계성숙(이미숙 분)이다. 여기에, 이화신의 모친(박정수 분)은 아들이 장가를 못 갈까봐 노심초사다. 여성 캐릭터에 시집을 가라며 압박하는 모습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기존 드라마 내용에서 성별만 달라졌을 뿐이지만 ‘신선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주목받았다.

시대는 확실히 달라졌다. 이에 따라 그 흐름도 확연히 다른 양상을 띤다. 특히나 대중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대중문화계에서는 이런 부분이 더욱 도드라진다. 대중문화 전반에 걸친 주 소비층이 여성인 만큼, 젠더 이슈 흐름에 대한 파악이 작품의 향방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김예슬 기자 yey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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