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최순득 연예인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1997년부터 1년 여간 최순득 씨의 운전기사로 일했던 A씨 증언이 담긴 녹취록을 27일 공개했다. A씨 녹취록에는 최순득 씨와 평소에 골프를 즐겼던 연예인 부부가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A 씨는 "최순득의 심부름으로 방송국 누구누구에게 봉투를 줬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친한 방송인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지목하며 전화를 걸어 '뭐 좀 틀어라'라고 하면 그 노래를 실제로 틀었다"고 말했다.
최순득 씨가 연예계 인사에 봉투를 건네고, 라디오프로그램 편성표까지 쥐락펴락했다는 점은 문제의 소지가 분명히 있다. 단순히 고영태가 연예인 야구단에서 야구를 하고, 장시호-최순실 씨가 연예인 누구와 친하게 지냈다는 것에서 나아간 문제다.
과거에도 여러번의 정계 게이트가 있었지만, 이번만큼 연예인의 이름이 여러번 오르내린 적이 없었다. 스타 뮤직비디오 감독 차은택이 최순실 씨의 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등극하고, 고영태-최순득 딸 장시호 씨 등이 연예인들과 빈번하게 어울렸다는 점 때문에 게이트가 터진 초반부부터 끊임없이 연예인들의 이름이 불거져나왔다.
기업들이 최순실 씨가 실질적으로 관리했던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돈을 된 것과 관련해 특혜, 대가를 바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듯 최순실의 김장을 돕고, 함께 골프를 쳤던 연예인에게도 같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해당 연예인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건 이미지가 생명인 이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최순실 연예인으로 지목됐던 싸이, 이승철, 김흥국 등이 발 빠르게 강력 대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 연예계가 권력과 돈에 빌붙어 기생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6일까지 다섯 번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개최되는 동안 직접 문화행사 무대에 올라 재능 기부를 하는 사람부터 묵묵하고 조용히 거리에서 촛불을 들거나 집에서 소등에 참여하며 용기있는 행동을 독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 정계 관계자는 비즈엔터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쪽에서도 연예인 가십 위주로 최순득, 최순실 게이트가 흘러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눈은 가지만 사실관계 확인이 명확하지 않는 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