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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리부트’ 이후 1년 반…원더걸스, 해체가 아쉬운 이유

▲걸그룹 원더걸스(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걸그룹 원더걸스(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리부트(REBOOT, 재시동)’ 선언 이후 1년 반. 걸그룹 원더걸스가 결국 해체의 길을 택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더걸스의 해체 소식을 알렸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향후 행보를 논의해왔으나 선미와 예은이 결국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JYP 잔류를 택한 혜림과 유빈은 음악, 연기, MC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길지 않은 국내 걸그룹 역사에서, 원더걸스의 행보는 단연 독보적이었다. 데뷔와 동시에 ‘텔 미(Tell me)’를 대히트시키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고, ‘소 핫(So hot)’, ‘노바디(No body)’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전성기를 맞이한 시절에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 생활은 고단했고 인기는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국내에 다시 복귀했을 당시 원더걸스의 모습은, 안타깝지만 ‘금의환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무적인 것은 국내 컴백 이후의 선택이다. 원더걸스는 ‘기획된’ 콘셉트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보다 자신의 길을 ‘스스로’ 열어젖히는 쪽을 택했다. 지난 2015년 발매한 ‘리부트’ 음반이 그 시작이다. ‘재시동하다’는 의미를 지닌 이 음반에서 원더걸스는 그야말로 다시 태어난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밴드 변신. 이것은 멤버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 이상의 무게를 가졌다. 원더걸스는 직접 곡을 쓰기 시작했고 자신의 행보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걸그룹 원더걸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원더걸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지난해 7월 발표된 ‘와이 소 론리(Why so lonely)’는 원더걸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음반이었다. 레게와 팝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이 곡은 발매 직후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석권, 긴 시간 인기를 이어갔다. 시크한 태도로 사랑의 권태로움을 이야기하는 가사는 또한 원더걸스의 능동적인 성격과도 닮아 있었다. 10년 전 “내가 필요하다 말해 줘”(‘텔미’)라며 아양을 떨던 소녀들이, 누구의 눈에도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토해내는 여인으로 자라난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은 여전히 정리를 해가는 중이에요. 아직도 무대를 할 때마다 춤을 얼마나 출지, 밴드를 어떻게 구성할지, 멤버들마다 생각이 달라요. 서로 의견을 맞춰나가면서 우리에게 베스트인 것을 찾아가고 있죠. 다만 틀에 갇히지는 않으려고 해요. 이를 테면 ‘밴드라면 한 테이크는 한 번에 녹음해야 하지 않아?’라든지, ‘걸그룹이라면 꼭 춤을 춰야 해’라는 선입견을, 우리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요.” ‘와이 소 론리’ 발매 당시 예은은 이렇게 얘기했다. 원더걸스의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확신시켜주지 못하는 말이었지만,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이들의 앞날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컸다. 하지만 원더걸스의 미래를 만날 기회가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

뮤지션으로서의 태도와 음악적 감각이 날로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원더걸스의 해체는 그래서 더욱 뼈아프다. ‘리부트’와 ‘와이 소 론리’에서 원더걸스가 보여준 걸그룹의 모습은 실로 전무후무한 것이었다. 10년 차 걸그룹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아무도 선례를 제시해주지 못했을 때, 원더걸스는 가장 진취적인 자세로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 이렇게 멋진 걸그룹을, 우리는 또 만날 수 있을까.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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