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깨비’가 떠난 자리에 신민아 이제훈의 ‘내일 그대와’가 왔다. 엄청난 흥행을 이끌었던 자리를 이어받은 부담보다 기대가 컸다. 이미 ‘시그널’로 시간 여행에 능한 전력을 보여준 이제훈과 ‘로코’에 걸 맞는 사랑스러운 여배우 신민아의 출연만으로도 화제성은 충분했다.
내용도 흥미롭다. 한날 한시에 어떤 여자와 같이 죽게 된 남자, 그는 자신의 미래를 보고 현재에서 그 여자를 구하고 사랑을 이어가게 된다. 미래를 바꾸는 완전한 사랑은 시청자들을 설레게 할 로맨틱한 요소다. 여기에 미스터리가 가미돼 결말에 대한 호기심이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흥행을 점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내일 그대와’가 ‘도깨비’의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에도 초반 큰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내일 그대와’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작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신민아와 이제훈의 매력에 좌우되지 않는 작품 자체의 매력이 요구된다. 기존에 많이 다뤄졌던 타임슬립 소재와 로맨스를 다루는 이 드라마가 어떤 차별화를 갖게 될지가 관건이다. 색다른 느낌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때 ‘내일 그대와’의 몰입도는 높아진다.

이미 타임슬립은 여러 해부터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전작 ‘도깨비’를 비롯해 tvN ‘시그널’, SBS ‘사임당, 빛의 일기’ 등이 타임슬립을 핵심 소재로 선택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녹아있어 신선한 전개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인기가 많다. 하지만 MBC ‘닥터진’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려’ 등은 이질적인 두 시대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하는 실책을 범하며 공감을 얻지 못했다.
반복되는 소재의 식상함도 어떻게 지워낼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타임슬립 장르의 작품이 범람하고 있어 소재의 신선도가 떨어진 데다 지난해 KBS2 ‘태양의 후예’ 이후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저조한 기록을 낳으며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내일 그대와’가 차별화된 무기를 찾는 순간, 참신한 것들을 그저 따라했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배우들의 후광으로 작품이 인기를 누리는 시간은 지났다. 작품 자체로 인정받는 성과를 누릴 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