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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사회 vs 방송 트렌드…‘술방’의 습격

▲'인생술집'-'혼술남녀'-'나혼자산다' 박나래 편(MBC-tvN)
▲'인생술집'-'혼술남녀'-'나혼자산다' 박나래 편(MBC-tvN)

‘먹방(먹는 방송)’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먹방의 연장선에서 술이 곁들여지다보니 방송이 조금 더 과감해졌다. 술을 소재로 하는 방송, 이른바 ‘술방’은 드라마와 예능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방송에서 금기시 되던 ‘술’이 어느덧 친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 문화가 최근 부쩍 성행하면서, 방송에서도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예전 같으면 제재 받았을 음주 장면이 편집 없이 방송되고, 오히려 더 리얼하게 그려진다.

술방은 방송 심의 규제가 덜한 케이블채널이나 모바일 플랫폼에서 더 많이 선보여진다. 특히 tvN의 ‘혼술남녀’는 술방의 트렌드를 주도한 대표적인 드라마다. 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하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배우들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진짜 맥주 마시기도 했고, 혼술을 매개체로 시청자들을 위로하며 음주 욕구를 불렀다. 음주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초반 우려를 씻고, 다양한 청춘의 군상을 술을 통해 잘 녹여내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종영 후에도 시즌제 드라마를 갈망하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뜨거웠다.

이후 tvN은 본격적으로 술자리 토크쇼인 ‘인생술집’을 론칭 했다. 기존 토크쇼 프로그램 형식에 술을 접목했다. 퇴근길 술자리를 연상시키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꾸밈없이 이야기를 풀어낸다. 실제로 술을 몇 잔 들이킨 출연진은 평소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솔직한 뒷이야기를 쏟아내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다가도 이내 분위기에 휩쓸려 진솔한 입담을 이어간다. 이런 모습은 스타들의 색다른 면을 발견하게 한다.

지상파도 예외는 아니다. KBS2 예능 ‘배틀트립’은 일본, 중국 여행하며 맥주와 위스키 마시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는 개그우먼 박나래가 자신의 집에 만들어둔 나래바에 동료들을 초대해 술자리를 가지는 모습을 중심적으로 방송했다.

술방을 접한 시청자들은 이를 진솔한 소통의 주제로 인식한다. 주로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음주와 관련된 방송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얼마나 관대해졌는지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무너뜨리는 상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회적으로 음주 폐해가 심각한 만큼 방송에서도 음주 장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대두되는 상황이다. 이를 제재할 장치가 없는 것도 문제다.

방송심의 규정에서 음주를 조장하거나 미화한다고 판단될 때는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음주 장면을 묘사하는 것 자체는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특히 케이블 채널이나 모바일 방송은 음주 장면에 관해 규제가 없다. 청소년 보호 시청대만 지키면 시청의 제약은 따로 없다. 방송을 편성하는 시간의 제약만 있을 뿐이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의 시간대를 피하면 편성이 가능하다. 방송심의상, 시청 등급 표시를 하고 청소년 보호시간대만 지키면 되는 탓에 시청자들의 자율적인 제재에 따른다.

‘술’을 콘텐츠로 삼는데 있어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다. 어두운 면만 부각됐던 음주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변화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 시청자들에게 음주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 술을 미화하거나 음주를 조장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제작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서현진 기자 ss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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