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던 사전제작 드라마의 부진이 새해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첫 선을 보인 ‘화랑’과 새해 첫 사전제작 작품 ‘사임당’이 연일 시청률 고배를 마시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는 시청률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첫 발을 내디딘 ‘사임당’은 이영애의 13년 만의 컴백작이라는 점과 함께 1, 2회 연속방송으로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회는 15.6%(이하 동일기준), 2회는 16.3%를 기록해 동시간대 경쟁작보다 월등히 앞서는 시청률을 냈다.
하지만 3회부터 ‘사임당’은 급격한 내리막을 탔다. 사임당 아역을 맡은 신예배우 박혜수의 연기력 논란과 복잡한 이야기 구조 등이 그 이유였다.
이에 ‘사임당’은 본격적인 성인 연기자들의 등장에 사활을 걸었다. 연기력 논란을 씻을 ‘사극여제’ 이영애가 등장하며 화제성도 담보 받았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2월1주차 드라마부문 TV출연자 화제성 1위는 이영애였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고, 감독 및 작가도 한복을 입은 이영애 비주얼을 극찬했다. 명실상부한 ‘사임당’의 주력 관전 포인트인 셈이었다.
그럼에도 ‘사임당’은 또 한 번의 고배를 마셨다. 이영애 송승헌 오윤아 등 성인연기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5회 방송분은 10.7%를 기록, 지난 회보다 1.6%p 하락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임당’의 경쟁작 KBS2 ‘김과장’은 지난 회차 대비 1.7%p 상승한 15.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극명한 희비교차를 보였다.

사전제작 드라마 ‘사임당’이 수목극에서 고전하고 있다면, 월화극에서는 KBS2 ‘화랑’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화랑’은 박서준, 박형식(제국의 아이들), 최민호(샤이니) 등을 내세우며 ‘꽃미남 군단’을 캐치프레이즈로 잡았다. 하지만 ‘화랑’은 극 초반부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 밀려 기를 펴지 못했다. 시상식으로 인해 ‘낭만닥터 김사부’가 결방됐을 때 방송된 3회가 13.1%로 5.9%p나 훌쩍 뛰었지만, ‘낭만닥터 김사부’ 방송이 재개되자 바람 빠진 풍선처럼 삽시간에 꺼졌다. 해당 기록은 ‘화랑’이 지금까지도 넘지 못한 자체 최고 시청률로 남았다.
이후 ‘화랑’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전개가 심화되며 고정 시청층을 모았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23일 방송된 11회가 11.0%를 기록하며 또 한 번의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12회부터 16회까지 시청률 소폭 하락이 이어졌고, 결국 현재는 7.9%까지 주저앉았다.
현재 ‘화랑’은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임당’은 이제 30부작 중 6회까지의 방송을 마쳤다. 두 사전제작 드라마는 앞으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임당’은 앞으로 그려나갈 이야기와 갈등구조가 산재해 있는 만큼 스토리의 힘에 기대를 걸어봄직 하다. ‘화랑’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어 이전의 시청층이 결집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두 사전제작 드라마가 그려낼 회심의 일격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