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의 날이 밝았다. 26일(미국 현지시각) 전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이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LA 돌비극장으로 향할 예정. 시상식을 보다 재밌게 볼 수 있는 관람포인트를 공개한다.
# ‘라라랜드’, ‘타이타닉’ 넘어 최다상 수상할까

올해 아카데미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영화는 단연 ‘라라랜드’다. ‘라라랜드’는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음악상, 작곡상, 음향상, 음향효과상,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 주제가상 등 모두 13개 부문에서 14개 후보를 배출했다. 13개 부문이지만 주제가상에 ‘오디션’과 ‘시티 오브 스타즈’ 등 2곡이 함께 오른 덕에 14개 후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아카데미에서 14개 후보에 오른 영화는 1997년 ‘타이타닉’과 1950년 ‘이브의 모든 것’이 있다. 역대 최다기록이다. ‘타이타닉’의 경우 이 중 11개의 상을 가져갔는데, ‘라라랜드’가 이 기록을 넘어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로, ‘라라랜드’는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려 모든 상을 휩쓴바 있다.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지, 지켜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브래드 피트의 ‘문라이트’, 165관왕+α

‘라라랜드’의 독주를 막아낼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영화는 배리 젠킨스 감독의 ‘문라이트’다. ‘문라이트’는 아카데미를 하루 앞두고 열린 인디펜던트 스프릿 어워드에서 노미네이트된 6개 부문을 모두 휩쓸며 165관왕에 등극했다. 대단하다.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포함해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과연 165개에서 몇 개를 더 추가할까.
수상 개수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그 의미다. 배리 젠킨스가 감독상을 수상하면 아카데미 역사상 첫 흑인 감독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작품상을 수상 할 경우 ‘노예 12년’에 이어 두 번째 흑인 감독의 작품상 수상작이 탄생하게 된다.
브래드 피트도 빼놓을 수 없다. ‘문라이트’는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의 작품. 앞서 브래드 피트가 총괄 프로듀서로 활약한 플랜B는 영화 ‘디파티드’는 제79회 아카데미에 작품상, 감독상 등 총 5개 부문의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편집상, 각색상까지 4개 부문을 수상했다. 피트가 주연까지 맡은 ‘머니볼’은 제84회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총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노예 12년’으로 제86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총 9개 부문에 올라 또다시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문라이트’가 ‘노예 12년’으로 다시 작품상을 수상한다면, 브래드 피트는 제작자로서의 안목을 또 한 번 과시하게 된다. ‘문라이트’는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3명의 배우가 한 흑인 소년의 성장과정을 그려낸 저예산영화이자, 흑인과 성소수자를 다룬 작품이다.
# 인종차별 논란 벗나

지난 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인종차별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2년 연속 남우·여우주연상, 남우·여우조연상에 오른 20명의 후보들이 모두 백인들로만 이뤄진 탓이다. 이에 시상식을 향한 보이콧 운동이 일었고, 이러한 움직임은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2000년 이후 역대 시상식 중 3번째로 낮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
이를 의식한 탓인지, 올해는 흑인 배우들이 두루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주·조연 후보에 오른 흑인 배우들을 살펴보면, ‘펜스’의 덴절 워싱턴과 비올라 데이비스, ‘문라이트’의 메허샬레하시바즈 엘리와 나오미 해리스, ‘러빙’의 루스 네가, ‘히든 피겨스’의 옥타비아 스펜서 등이다. 남녀 주·조연 후보 20명 가운데 유색 인종은 흑인 배우 6명을 포함한 7명으로, 35%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 중 누구에게 트로피가 돌아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 트럼프 저격 발언, 누가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할리우드 영화인들의 반목이 극에 달하고 있는바, 이번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의 정치적 발언이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수상자들의 정치적 발언이 화제를 낳은바 있다.
한편 이란의 유명 여배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슬림 차별 정책을 비판하며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 불참을 선언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세일즈맨’의 여주인공 타라네흐 알리두스티는 자신의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자 금지는 인종차별”이라며 “(비자 금지가) 문화 행사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항의하는 뜻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과대평가됐다며 비판했던 메릴 스트립이 통산 20번째 아카데미 후보에 올라 흥미를 더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