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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박성훈 "'오징어게임2' 50번째 작품 도약점 될 것"(인터뷰)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오징어게임2' 배우 박성훈(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배우 박성훈(사진제공=넷플릭스)

"저의 부족함으로 작품에 누를 끼친 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를 향한 질책은 달게 받겠습니다만, '오징어게임'에는 따뜻한 시선 부탁드리겠습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를 만난 배우 박성훈은 진심 어린 사과부터 꺼냈다. 그는 AV 표지 SNS 업로드 논란과 관련해 깊은 반성과 책임감을 표하며, 작품과 동료들에게 누를 끼친 점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박성훈은 지난해 12월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게임2)에서 트랜스젠더 캐릭터 조현주 역을 맡아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오징어게임2'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극 중 조현주는 성 확정 수술 비용 마련을 위해 '오징어게임'에 참가한 인물이다. 그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엿볼 수 있는 '게임장' 안에서 편견 가득한 시선을 받지만, 가장 정의롭고 이타적인 인물로 눈길을 끌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할 땐 위험을 무릅쓰고 다친 참가자를 구했고, '5인 6각 경기'를 할 땐 강한 리더십으로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또 컨트롤 타워를 공격하자는 성기훈을 가장 먼저 따라나서는 것도 현주였다.

박성훈은 전작 '더 글로리', '눈물의 여왕' 등에서 남성성 강한 역할들로 주목을 받았다. 그런 그의 트랜스젠더 연기를 누군가는 박성훈의 연기 변신 또는 황동혁 감독의 과감한 캐스팅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황 감독이 박성훈을 점찍었던 건 '더 글로리' 공개 1년 전, KBS2 드라마스페셜 2021 '희수'를 보고 나서였다.

"'희수'에서 전 평범한 가장 고태훈을 연기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은 그 작품에서 제 내면의 여성성을 발견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몰랐던 모습을 황 감독님이 꿰뚫어 보신 것 같아 놀라웠습니다."

▲'오징어게임2' 배우 박성훈(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배우 박성훈(사진제공=넷플릭스)

박성훈은 조현주를 표현하기 위해 과장된 표현을 철저히 배제했다. 목소리 톤이나 제스처를 자연스럽게 유지하며, 캐릭터의 내면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제 목소리가 워낙 저음이라 여성적으로 꾸미면 감정의 진실성이 떨어질 것 같았어요. 트랜스젠더를 만나 자문했는데, 호르몬 치료를 받아도 목소리가 변하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또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하다 옆에서 사람이 죽는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목소리가 꾸며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매 장면 감독님과 긴밀하게 상의하면서 다른 작품들보다 더 세밀하게 조심스럽게 만들어 갔습니다."

'오징어게임' 촬영 현장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여러 현장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5인 6각 경기' 촬영 때 '선녀'를 연기한 채국희의 뺨을 때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1대만 때리는 줄 알았는데, 2대를 때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첫 번째 뺨은 진짜 때려야 한다고 해서 당황했어요. 한참 선배한테 손을 댄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한 번에 끝내고 싶었는데 기술적인 NG가 나서 세 번을 찍었습니다. 눈 마주칠 때마다 '죄송합니다'하고 고개 숙였던 기억이 납니다."

▲'오징어게임2'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또 이정재, 이병헌 같은 선배 배우들과의 작업을 통해 배우로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톱스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 사람을 곁에서 지켜보며 연기는 물론, 현장에서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연기자에게 중요한 덕목이라는 걸 느꼈다.

"선배님들은 단순히 연기를 잘하시는 것뿐만 아니라, 인성과 인품이 훌륭하신 분들이에요. 스태프들을 아우르고, 현장을 이끄는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선배들의 태도와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저도 배우고, 후배들에게 보여줘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박성훈은 '더 글로리'에서 워낙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덕분에 지금까지도 박성훈 대신 극 중 역할이었던 '전재준'으로 불리고 있다. 이제는 '오징어게임' 덕분에 '현주 언니'로도 불리고 있다. 그는 전재준이든, 조현주든, 연기했던 역할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저라는 배우를 설명하려면 참 오래 걸렸습니다. 이런저런 작품에 나온 배우라고 길게 얘기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 '전재준'이라고 말하면 다들 아시잖아요. '오징어게임' 공개 이후 '전재순'이라고 부르시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고요. 배우로서 참 뜻깊고 감사한 일입니다."

▲'오징어게임2' 배우 박성훈(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배우 박성훈(사진제공=넷플릭스)

2008년 '쌍화점'으로 데뷔한 이후 박성훈은 드라마, 영화, 연극을 가리지 않고 17년 동안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오징어게임2'는 그의 50번째 작품이었다. 그는 이 숫자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배우로서 새로운 도약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10월쯤, 5인 6각 경기를 촬영할 때였어요. 제가 03학번이거든요. 그런데 문득 '연극영화과 입학 20년 만에 '오징어 게임'이라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품을 촬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년 동안 고생했던 것, 즐거웠던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 경험을 했어요.

50번째에 글로벌한 작품 속 매력적인 캐릭터를 맡은 것에 굉장히 의미가 깊은데, 지금 제가 이런 구설에 휘말린 것이 초심을 잡으라는 신의 계시가 아닐까 싶어요. 조금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앞으로도 배우 생활에 임하겠습니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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