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그냥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기적을 선사해주신 국민 프로듀서님 감사드립니다."
조유리는 데뷔했을 때부터 '기적'과 함께 했다. Mnet '프로듀스48' 출연 당시 그는 겨우 탈락을 면하고 생방송 결승에 진출했다. 본인조차도 데뷔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던 그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최종 3위에 조유리가 호명됐다. 걸그룹 아이즈원의 멤버가 됐던 그날, 조유리는 기적을 선물 받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7년이 흘러 조유리는 또 한 번의 기적을 경험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시리즈 중 하나인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게임2)'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기회가 아니었다. 조유리는 4차까지 진행된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본인 힘으로 배역을 얻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조유리는 '오징어게임2'를 통해 배우로서 한 걸음 내디딘, 자신감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준희라는 캐릭터와 그 이면의 이야기, 연기에 대한 열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조유리는 '오징어게임2'에서 잘못된 투자 정보로 모든 것을 잃고, 게임에 참가하게 된 임산부 '222번' 준희를 연기했다. 준희 역을 얻기까지 3개월 동안 4번에 걸쳐 오디션을 진행했다. 비슷한 시기에 봤던 오디션을 모두 떨어졌던 상황이었고, 부친상도 겪었다. 기다림과 기회가 반복될수록 조유리는 정말 간절해졌다.
"꼭 '오징어게임'에 출연하겠다는 제 의지와 게임장에서 나가고 싶다는 준희의 의지가 겹쳐 보였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오디션을 통과하고 '오징어게임' 대본을 받았는데 정말 꿈꾸는 것 같았어요. 감격의 눈물을 흘렸어요. 바로 엄마한테 전화했어요. 말조심하라는 당부도 같이 전했어요. 하하."
처음엔 기뻤다. 그런데 대본 연습날이 다가오자 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긴장감을 느꼈다. 이제 막 배우로서 날갯짓을 시작한 조유리가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해 본 배우들이 옆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 없었다. 조유리는 섬세한 준비 과정을 거쳐 조유리만의 '준희'를 만들기 시작했다.
"준희가 임산부잖아요. 전 임신을 경험한 적이 없다 보니 제 연기가 어색해 보일까 봐 걱정이 됐어요. 그래서 실제 임산부들에게 자세나 습관을 물어봤습니다. 임산부가 배를 만지는 건 본능적인 습관 같은 거라고 해서, 그런 행동들을 표현하려고 했고요. 엄마가 절 임신하시고 쓰셨던 육아일지도 참고했어요. 엄마는 그게 이렇게 쓰일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조유리는 특히 준희의 감정선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특히 화장실에서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은 그가 가장 걱정했고, 또 가장 좋아하는 신이다. 조유리는 겹겹이 쌓였던 감정들이 폭발하는 신이라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촬영 감독으로부터 '준희가 살아있는 것 같았다'라는 칭찬을 듣게 돼 큰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이정재, 이병헌, 강애심 등 조유리와 함께 '오징어게임2'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은 인터뷰를 통해 하나같이 조유리의 눈빛을 칭찬했다. 조유리는 촬영장에서 선배들이 칭찬해줄 땐 자신의 긴장을 풀어주려 그런 것이라고 알았다며,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존경하는 선배들에게 인정을 받은 거잖아요. 기사 내용을 따로 캡처해뒀어요. 하하. 제가 집에서 맏이기도 하고, 연습생 때도 막내였던 적이 없었고, 심지어 아이즈원 활동을 할 때도 막내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현장에선 제가 막내였잖아요. 선배님들이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예뻐해 주시는데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