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190개국 생중계, 경복궁 배경 ‘국악 협연’ 한국의 미(美) 전세계 전파

방탄소년단(BTS)이 아미와 함께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의 상징인 광화문 광장을 거대한 보랏빛 우주로 만들었다. 이들은 3년 5개월 만의 완전체 귀환을 알리며 'BTS 2.0' 시대의 시작을 선언했다.
방탄소년단은 21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정규 5집 'ARIRANG(아리랑)' 발매 기념 공연 'BTS 컴백 라이브 : 아리랑(ARIRANG)'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22년 10월 부산 공연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성사된 방탄소년단 완전체 무대로, 주최 측 추산 10만 4000명의 인파가 운집하며 방탄소년단의 식지 않은 글로벌 위상을 증명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한국에서 송출된 최초의 라이브 음악 이벤트로, 전 세계가 서울의 열기를 동시에 경험했다.

공연은 북악산을 배경으로 경복궁을 훑는 드론 샷으로 포문을 열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광화문 일대는 수만 개의 아미밤(공식 응원봉)이 뿜어내는 불빛으로 일렁였고, 찬 바람 속에서도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월대에 도열한 50명의 무용수가 길을 터주자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이들은 신보 수록곡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로 컴백 라이브를 시작했다. 태극기의 '건곤감리'를 테마로 한 미디어 파사드가 광화문 외벽을 수묵화처럼 수놓았고, 국립국악원 연주자들과의 협연은 무대의 깊이와 의미를 더했다.
타이틀곡 '스윔(SWIM)' 무대에서는 몽환적인 푸른 조명 아래 수영하는 듯한 유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환호를 이끌어냈다. 아이를 목마 태운 한국인 아버지부터 돋보기를 쓰고 응원봉을 흔드는 노신사, 보라색 아바야를 입은 무슬림 팬,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금발의 서양 팬까지 나이와 국적을 초월해 모두 '아미'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

광장을 가득 메운 아미는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지키며 공연을 즐겼다. 전광판에 일곱 멤버의 모습이 클로즈업 될 때마다 함성이 터져 나왔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아미들은 광화문 주변 전광판과 스마트폰으로 생중계를 시청하며 떼창을 이어가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공연 중반부에 접어들자 무대의 열기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진솔한 고백으로 이어졌다. 리더 RM은 앨범 준비 과정에서의 치열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전환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어떤 아티스트로 남고 싶은지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답은 사실 밖이 아니라 안에 있었다.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민이나 불안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것이 이번 앨범의 목표였다"라고 고백했다.

슈가 또한 "잠시 멈춰야 했던 시간 동안 지켜야 할 것과 변화해야 할 것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다"라며 "아직 확신할 수 없고 불안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감정들 또한 우리의 감정이자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로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제이홉은 "우리가 조금은 잊히지 않을까 고민도 했지만, 돌아와서 너무 행복하다"라며 "BTS 2.0은 이제 막 시작됐다"라고 외쳤다. 뷔는 "이 순간을 수없이 상상해왔다. 아미분들이 눈앞에 있으니 정말 감동적"이라며 벅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RM은 리허설 도중 입은 발목 부상으로 인해 의자에 앉아 공연을 소화했다. 지민은 "초특급 안무를 보여줄 기회였는데 (RM 형이 다쳐서) 아쉽다"라면서도 "여러분과 똑같이 저희도 매번 두렵지만, 다 같이 '킵 스위밍(Keep Swimming)' 하면 언젠가 꼭 해답을 찾을 거라고 믿는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공연은 '버터(Butter)'와 '다이너마이트(Dynamite)', '소우주(Mikrokosmos)'로 마무리됐다. 팬들은 마지막 곡이 나오자 아쉬운 듯 "노(No)!"를 외치며 더욱 힘차게 아미밤을 흔들었다. 아미밤 불빛은 광화문 외벽의 미디어 아트와 연동되며 현장을 거대한 우주로 변모시켰다. 정국은 "언제나 저희 7명은 늘 같은 마음이다.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으며, RM은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함께 '킵 스위밍' 할 것"을 약속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성공적으로 컴백 신호탄을 쏘아올린 방탄소년단은 오는 24일 미국 뉴욕에서 스포티파이 협업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후 4월 9일부터 12일까지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단독 콘서트 'BTS 월드투어 [아리랑] 인 고양'을 열고 본격적인 월드투어의 대장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