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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그래서, ‘우리 결혼했어요’는 계속될 수 있을까

▲'우리 결혼했어요' 정혜성(왼쪽)과 공명 커플(사진=MBC)
▲'우리 결혼했어요' 정혜성(왼쪽)과 공명 커플(사진=MBC)

MBC 예능국은 17일 오전 “‘우결’ 시즌4 아듀~ ‘시즌5’에서 다시 만나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송했다. “‘우리 결혼했어요’를 비롯해 특정 프로그램의 폐지를 논의한 적 없다”는 해명을 내놓은 지 하루만의 일이다. 시즌5 제작 및 방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관계자는 “폐지는 아니다”고 못 박았다. 폐지인 듯 폐지 아닌 폐지 같은 시즌제. 그래서 ‘우리 결혼했어요’는 계속될 수 있을까.

‘우리 결혼했어요’는 스타들의 가상 연애와 결혼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지난 2008년 첫 방송됐다. 출연자들 사이에 오가는 분홍빛 기류를 보여주는 것이 프로그램의 주된 목적. 흥미로운 것은 ‘가상’이라는 설정이다. 시청자들은 ‘모든 상황이 가상’이라는 전제에 동의하면서도, 언제든 이 전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커플 매칭과 만남은 제작진에 의해 결정되지만, 커플 사이를 오가는 감정은 제작진의 결정 바깥에 있을 거란 기대. 이것은 지난 9년간 ‘우리 결혼했어요’를 견인하던 가장 강력한 동력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커플들이 ‘우리 결혼했어요’를 거쳐 가는 동안 시청자들은 똑똑해졌고, 제작진은 무성의해졌으며, 일부 출연자들은 무책임했다. 만남과 이별의 과정은 패턴화됐고, 그럴수록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캐릭터에 더욱 많이 의존했다.

▲'우리 결혼했어요' 최민용(왼쪽)과 장도연 커플(사진=MBC)
▲'우리 결혼했어요' 최민용(왼쪽)과 장도연 커플(사진=MBC)

가장 치명적인 것은 출연자들의 열애설이다. 배우 김소은, 오연서, 홍종현 등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도중 다른 인물과의 열애설에 휩싸였다. 프로그램의 ‘진정성’은 즉각 의심받았다. 생각해보면 웃긴 일이다. ‘가상’을 전제로 한 프로그램에서 ‘진정성’ 타령이라니. 방송인 허지웅은 과거 JTBC ‘썰전’에 출연해 “‘뻥’이 콘셉트인 프로그램에 ‘진정성’을 바라는 것은 과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창작자가 시청자를 우회로 비판하고 있다. ‘대놓고 가상이라는 말을 붙여놓고 뻥을 치고 있는데, 여기에서 진심을 느끼는 너희는 대중 미디어의 노예’라고 하는 것이다. 블랙코미디”란다.

타당한 주장이다. 하지만 정작 제작진은 ‘가상’이라는 덫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 프로그램을 진행한지 9년이 지났음에도, “우리의 목표는 실제 결혼”이라고 주창하는 것을 보면. 또 다른 극단적인 사례는 오연서-이준 커플의 에피소드다. 오연서가 배우 이장우와 열애설에 휩싸이자(당시 양 측 모두 열애설을 부인했다), ‘열애설 그 후’라는 꼭지로 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했고 두 사람은 ‘열애설 그 후’ 방송 이후 약 2주 만에 하차를 결정했다.

그러니까 ‘가상’이라는 콘셉트는 프로그램이 지닌 소구력의 핵심이자 프로그램의 가장 큰 약점이다. 이 콘셉트를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우리 결혼했어요’에 대한 반응과 프로그램의 수명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지금과 같은 연출 방식으로 9년을 버텼다는 건, 어떤 의미로 대단한 업적이긴 하다. 시즌5는 좀 더 똑똑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 먼저, 시즌5를 만날 수 있기는 할까.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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