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정우가 ‘터널’에서의 열연을 응답받았다.
24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춘사영화상 시상식에서 ‘터널’의 하정우가 ‘곡성’ 곽도원, ‘밀정’ 송강호, ‘럭키’ 유해진, ‘부산행’ 공유와의 경합 끝에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하정우는 ‘터널’에서 무너진 터널 안에 홀로 갇힌 정수를 맡아 ‘1인극’의 진수를 보여줬다. 자칫, 한없이 무거워질 수 있었던 영화가 하정우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 덕분에 활력을 입은바 있다.
트로피를 거머쥔 하정우는 “철이 많이 지났는데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다. 김성훈 감독님을 비롯, ‘터널’ 스태프들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한 후 “오늘 김성훈 감독님을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트로피 발톱이라도 잘라서 주겠다”고 특유의 유머를 더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우주연상은 ‘비밀은 없다’의 손예진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손예진은 "많이 살지 않았지만 지난 시간 돌이켜보면 많은 일들이 있던 것 같다. 그 가운데 제가 했던 캐릭터들이 제 인생에 전부였던 것 같다. 새로운 캐릭터 주어졌을 때 제 안에 있는 자유를 만나는 것 같다. 앞으로 연기없는 제 인생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우수 감독상의 영예는 ‘곡성’ 나홍진 감독의 몫이었다. 나홍진 감독은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박찬욱 감독님께서 칸에 계셔서 참석이 어려우실 것 같아 저 주신 거 같은데 박찬욱 감독님 감사하다.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녀조연상의 주인공은 ‘동주’의 박정민과 ‘여교사’의 유인영이다. 박정민은 “신인상 후보가 아닌 조연상 후보로 올라있어서 놀랐다. 책임감이 무거워진 것 같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배님들 사이에서 이 상을 받아서 쑥스럽다.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유인영은 “우리 영화가 사실 대중에 큰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살짝 섭섭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렇게 큰 기쁨을 나눌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신인남우주연상은 ‘우리 손자 베스트’의 구교환이, 신인 여우주연상은 ‘연애담’의 이상희가 수상했다. 관객이 뽑은 최고 인기영화상은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에, 특별 인기상은 김슬기와 최우식에게 돌아갔다.
한편 1990년 시작한 춘사영화상 시상식은 올해 22회를 맞았다. 춘사 나운규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투혼을 기리며, 그의 영화와 삶에 대한 정신을 밑거름으로 다져 한국영화의 풍토를 새로이 조성하는 데 그 목적을 두는 시상식이다.
다음은 2017 춘사영화상 시상식 수상작들.
▲최우수감독상= 곡성(나홍진)
▲남우주연상= 터널(하정우)
▲여우주연상= 비밀은 없다(손예진)
▲남우조연상= 동주(박정민)
▲여우조연상= 여교사(유인영)
▲신인남우상= 우리 손자 베스트(구교환)
▲신인여우상= 연애담(이상희)
▲관객이 뽑은 최고 인기영화상= 부산행(연상호)
▲특별 인기상= 최우식, 김슬기
▲인기 배우상= 김인권
▲공로상= 김수용 감독
▲신인감독상= 양치기들(김진황)
▲각본상= 비밀은없다(이경미, 박찬욱)
▲기술상= 부산행(특수분장/곽태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