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과 인간의 공생을 역설하는 프로그램은 숫자도 많고 역사도 길다. SBS ‘동물농장’이 시작된지 무려 16년이 지났고 채널A는 ‘개밥 주는 남자’를 시즌2까지 진행했으며 심지어 EBS에서도 지난해 9월부터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방영하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 시대, 당연한 흐름이다.
MBC는 지난 6일 새 프로그램 ‘하하랜드’ 방송을 시작하며 ‘동물+교양’ 시장에 한 발 늦게 뛰어들었다. ‘하하랜드’의 ‘하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휴먼(Human)과 동물을 뜻하는 애니멀(Animal)의 머리글자를 따 만들어진 것으로, 프로그램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탐구한다.
첫날 방송에서는 MC 노홍철과 그의 반려 당나귀 홍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노홍철이 홍키와 한 식구가 된 것은 지난 3월의 일. 지저분한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노홍철이지만 홍키의 배설물을 맨 손으로 치우고 홍키의 피부병 소식에 누구보다 마음 아파하는 등 진심어린 소통을 보여줬다.

‘하하랜드’는 또한 독특한 반려 동물 사례를 소개하고 장애견 입양 문제를 진단하는 등 다방면에서 반려 동물 문제를 다루려고 노력했다. 특히 방송 말미 소개된 장애견 마린이와 유기견 치치의 사연은 동물보호법 개정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다만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리고 있다. 반려동물의 다양한 사연을 소개하고 스튜디오에 모인 MC들이 코멘트를 더하는 진행은 SBS ‘동물농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홍철과 홍키의 동거를 다룬 ‘책방 집 당나귀’ 코너는 채널A ‘개밥 주는 남자’의 포맷을 떠올리게 만들고, 동물의 입장에서 개선이 필요한 민원을 접수받아 처리해준다는 ‘하하랜드 주민센터’는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의 확장 버전처럼 보인다.
후발 주자인 만큼 차별화가 중요하지만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차별화가 가장 어렵다. 진정성 있는 접근은 시청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하하랜드’만의 색다른 ‘한 끗’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