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김예슬 기자]
‘프로듀스101 시즌2’는 주옥같은 원석들을 발굴하는 가장 좋은 무대였다. 국민 프로듀서로 비견되는 시청자에겐 보는 재미를 주고 동시에 참가자인 연습생 본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평생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장이기도 했다.그리고, 그 기회를 멋지게 잡아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린 이들이 있다. 글로벌 기획사인 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소속 연습생 안형섭, 이의웅, 저스틴, 정정, 최승혁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각각 16등, 23등, 43등, 51등, 57등을 기록해 워너원 데뷔에는 고배를 마셨으나, 그 자체만으로도 남다른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국프’(국민 프로듀서)를 사로잡았다. 평균나이 18.6세인 이 다섯 소년들의 매력과 솔직한 이야기들을, 조금 더 들여다봤다.
Q. ‘프듀2’ 이후엔 어떻게 지냈나요?
이의웅: ‘프듀2’ 피날레 콘서트를 마치고 연습실에 돌아와서 다시 열심히 연습 중이에요. (안)형섭 형과 콘서트에 참여해서, 다른 멤버들이 미리 연습을 시작하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다 같이 열심히 임하고 있습니다!
Q. 프로그램은 끝나도 관심이 뜨거워요. 인기, 실감하고 있죠?(웃음)
이의웅: 저는 학교 앞 버스정류장에 제 광고판이 실려 있어요. 그래서 등교할 때마다 기분 좋게 하고 있습니다.
안형섭: 확실히 ‘프듀2’ 하기 전엔 그냥 ‘잘생긴 선배가 있다’는 정도였는데, ‘프듀2’를 마치고 나니 급식실에서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난리가 나요. 그럴 때면 겉으론 덤덤하게 있어도 속으론 정말 기분이 좋죠.
정정: 저는 중국에 다녀왔는데, 공항에서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봐주셨어요. 너무 신기했어요!
저스틴: 오가며 팬들을 볼 때도 정말 신기해요.
최승혁: 저는 남자고등학교에 다니는데, 친구의 친구들이 저를 알고 있다고 말을 해준대요. 저 말고도, 학교 친구들이 의웅이나 형섭이, 정정, 저스틴 이야기를 하며 잘생겼다고 말하기도 해요. 위에화 친구들이 어떤지 막 물어보기도 하고요.
Q. 사실, ‘프듀2’는 시작 전 업계의 많은 우려를 받았던 프로그램이에요. 참여에 있어 주저함은 없었는지가 궁금해요. 참여하게 된 본격적인 계기가 있었다면.
이의웅: 주저함은 없었어요. ‘프듀2’가 시작할 거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소속사 내부에서도 프로그램에 나가고자 선의의 경쟁을 펼쳤을 정도예요. 운이 좋게 따라서 저희에게 기회가 주어졌죠. 방송이 처음이어서 무섭고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지막까지 열심히 했어요.
최승혁: 연예인 지망생들은 거의 다 ‘프듀2’를 나가고 싶어했어요. 지원한 사람이 많았죠. 저희도 방송을 하면서 누가 빨리 실력을 기르는지도 중요해서, 그만큼 준비를 열심히 했어요.
Q. 끝나고 나서 돌아보니 이런 점은 잘했다, 아쉬웠다 싶은 게 있나요?
이의웅: 여태까지 ‘프듀2’ 무대를 설 때마다 서바이벌이어서 긴장하며 공연을 준비했어요. 하지만 이번 피날레 콘서트에서는 관객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신나게 놀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서바이벌에 정말 집중해서 칭찬을 많이 받기도 했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연습에만 집중한 것 같아요. 지나고 나니 방송을 너무 진부하게 생각한 게 아쉽죠.
최승혁: 저희는 언제 데뷔할지 모르는 연습생들이잖아요. 그런데도 저희의 존재를 알릴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좋았어요. 아쉬운 점은 제 분량을 많이 확보하지 못해서 제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린 거예요. 데뷔해서 많이 보여드릴게요!
안형섭: 제 꿈을 응원해주고 지켜봐주며 관심을 가져주는 팬들이 생긴 건 정말 좋은 점이에요. 멋있게 데뷔하겠다는 목표 의식도 확실히 생겼죠. 하지만 센터를 한 번도 못 해본 건 아쉬워요. 무대를 할 때 저를 어필할 수 있는 파트가 없었거든요.
정정: 저는 처음에 시작할 때부터 자기소개, 아이컨택, ‘나야 나’ 모든 게 아쉬웠어요. 자기소개 때도 너무 가만히 있던 것 같고, 초반에 렌즈를 아침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끼다 보니 눈병이 나서 아이컨택과 자기소개를 제대로 못 했어요. 한국어가 서투른 것도 아쉬운 부분이고요. 하지만 안무동작을 짤 때 친구들이 인내하며 저를 잘 알려줬어요. 덕분에 실수가 없게 끝났죠. 저희 팀이 잘 한다는 칭찬을 들을 때가 가장 좋았어요.
저스틴: 좋은 형들을 만났다는 게 가장 좋았어요. 하지만 좋은 모습을 더 보여드리고 싶었음에도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에 제대로 못 보여드려서 아쉬워요.
Q.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을지.
저스틴: ‘나야 나’ 연습할 때요!
정정: 매일 밤마다 정말 배고파서 힘들었어요. 배고프면 잠이 안 와요. 그래서 그냥 배고픔을 참았어요.
이의웅: 배고프면 뭘 할 수가 없으니 그냥 잠을 자려고 했어요. 저는 이외에도 프로그램 중에 부모님이 아프셨어서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합숙이 끝나고 출퇴근할 땐 전화통화가 가능해서 부모님과도 통화를 했는데, 그런 이야기들을 들어도 같이 있어줄 수 없어서 속상했죠.
안형섭: 체력적으로는 역시 저도 ‘나야 나’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심적으로는 ‘겟 어글리’ 때가 어려웠고, 정신적으로는 ‘수퍼 핫’ 때요.
Q.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요.
안형섭: ‘나야 나’ 때에는 잠도 1시간 정도만 잤어요. 동작이 워낙 복잡해서 인지하는 시간도 걸렸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죠. 심적으로 힘들었던 ‘겟 어글리’는, 저를 제외한 5명의 조원이 춤으로 인정받았던 친구들이어서 제가 못해서 튈까봐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새벽에도 연습을 더 했죠. 그리고 ‘수퍼 핫’ 마지막 생방송을 준비할 땐 생방송의 부담감이 또 있었어요. 사람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 이별의 아쉬움도 컸어요.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었어요.
Q. 그럼에도 가장 재밌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최승혁: 저희가 간식을 정말 많이 싸갔어요. 처음엔 옷을 많이 챙겨갔지만 나중엔 점점 간식을 주로 싸갔죠(웃음).
안형섭: 나중엔 커피포트까지 가져왔어요.
이의웅: 군것질을 많이 해도 스케줄이 힘들다보니 살은 알아서 빠졌답니다. 배부르면 잠도 잘 와서 여러모로 좋았어요.
저스틴: 저는 ‘셰이프 오브 유’ 무대를 준비할 때 ‘겟 어글리’ 팀의 숙소를 놀러갔는데, 하도 놀 게 없으니 서로 몰래카메라를 하면서 놀더라고요. 숙소에 가자마자 사무엘과 옹성우 형이 심하게 싸우고 있었는데 안형섭 형은 혼자 연기하고, 함께 갔던 서성혁 형은 빨리 나가자 하는데… 정말 웃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요.
정정: 저희 숙소도 새벽에 다 자는데 기타 치면서 다른 애들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어요. “보컬팀 가고 싶어요. 근데 댄스팀이에요”라고 개사를 해서 노래를 부르는데 정말 분위기가 재밌었어요.
Q. 만약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럼에도 ‘프듀2’에 다시 출연을 할 것 같아요?
일동: 네!
정정: 다시 옛날로 돌아갈지라도 ‘프듀2’는 꼭 나갈 거예요. 많은 걸 배웠거든요.
이의웅: 특히 ‘프듀2’를 하면서 저스틴과 정정 형은 한국어가 많이 늘었어요.
Q. 사실 ‘프듀2’는 논란이 정말 많았어요. 가장 말이 많던 건 분량 편차였죠. 연습생끼리 이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진 않았을까요? 분량에 가장 민감한 건 연습생이었을텐데.
안형섭: 그런 게 많이 있진 않았어요. 오히려 분량이 많이 나오면 내가 많이 나와 아니꼽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걱정했죠. 그리고 연습생들과 분량 이야기를 많이 하진 않았어요.
최승혁: 각자 속으로는 생각할 수 있어도, 분량 편차가 있는 만큼 터놓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었죠.
Q. 위에화 새싹즈의 생각은 어떨까요. 분량, 전혀 아쉬움이 없었을까요?
이의웅: 크게 아쉬움은 없었어요. 처음부터 분량을 목표로 나간 게 아니니까요. 서바이벌에 집중해서, 연습하고 실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둬서 분량의 아쉬움은 없었어요.
안형섭: 저희가 잘 하려고 ‘프듀2’에 나간 거지, 분량을 얻고자 나간 건 아니거든요.
Q. 사실, 안형섭 군은 분량 논란에 크게 직면했던 연습생 중 하나예요. 특히 태도논란을 사과하는 장면이 예고편에서만 공개되고 본 방송에선 편집돼 ‘악마의 편집’ 희생양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왔죠.
안형섭: 당시엔 그런 고민이 있었어요. 각자의 주장이 강해 좋은 무대를 못 꾸미면 어떡하냐에 대한 고민이요. 댄스 레슨 평가 당시에도 안 좋은 평을 받고, 이후에 문제점을 깨달아 서로 믿고 열심히 했죠. 그런 상황에서 훈훈한 연습 분위기가 아닌 기죽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국프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어색할 거라 생각했어요. 스토리에 맞지 않으면 굳이 안 나가도 됐어요. 말씀을 드려도 변명으로밖에 안 들릴 것 같았고요. 그냥 제가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어요.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