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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 사는 남자' 종영①] 다 된 결말에 시즌2 뿌리기

▲배우 최민수(사진=MBC '죽어야 사는 남자')
▲배우 최민수(사진=MBC '죽어야 사는 남자')

욕심이 과했다. 전환은 급작스러웠고 방향은 쌩뚱 맞았으며 결과는 ‘무리수’가 됐다.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는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걸까.

‘죽어야 사는 남자’가 24일 종영했다. 백작(최민수 분)의 병은 알츠하이머가 아니라 충격에 의한 일시적 뇌 손상이었으며, 백작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 친딸 이지영A(강예원 분)는 그곳에서 작가로 큰 성공을 이룬다. 강호림(신성록 분)은 개과천선해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로 다시 태어난다. 식상하지만 무난한 결말이었고 번뜩이지는 않았지만 모나지도 않은 전개였다.

그러나 자신을 백작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소년이 등장하면서 참사(?)는 시작됐다. 백작이 다른 (어쩌면 숱한) 여인(들)과 정(情)을 통했다는 사실은 백작과 이지영A의 정서적 유대를 붕괴할 만한 사건이었지만, 작품은 이지영A가 백작에게 주먹을 날리는 장면으로 갈등의 여지를 틀어 막았다.

소년의 존재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작은 암시 조차 주지 못하고 다만 텁텁함만을 남긴 채 화면에서 지워지면, 더 큰 ‘무리수’가 나타난다. 보두안티아 왕국으로 떠난 이지영A의 가족과 이웃들이 조난 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인명 피해는커녕 눈에 띄는 외상 하나 없이 얼굴에 진흙칠을 한 정도로 생존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랍지만, 무언가를 보며 경악하고 좌절하는 백작의 모습은 놀라움에 앞서 당혹감을 안긴다. 이쯤 되면 ‘나만 극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인가’ 내지는 ‘내가 모르는 사건이 있었나’하는 우려가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어안이 벙벙한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였을 테니까.

(사진=MBC '죽어야 사는 남자')
(사진=MBC '죽어야 사는 남자')

백작을 놀라게 한 광경의 정체나 이지영A가 목놓아 찾던 딸 강은비(고비주 역)의 행방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열린 결말’ 정도가 아니라 결말을 짓지 않은 수준이다. 시즌2에 대한 복선을 노골적으로 보여줬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문제는 작품이 충격의 강도에 집중한 나머지 반전의 맥락에 소홀했다는 점에서 발생한다. 한 소장(김병옥 분)이 자신의 과거를 밝히며 백작과 조국의 화해를 돕거나 이지영A와 백작이 난데없이 “열정페이”니 “꿈 지원비”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죽어야 사는 남자’가 자신의 기획 의도를 어떻게든 뒤따르며 서둘러 극을 마무리하려는 인상을 짙게 남긴다. 그러나 황급히 갈무리된 이야기는 갑작스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새 물꼬를 텄다. 충격을 주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 뒷맛은 개운치 못하다. 궁금증은 안겼지만 그것이 시청자들의 구미를 얼마나 당기게 했는지는 의문스럽다.

끝내주는 속편이 나오면 지금의 아쉬움은 달래질까.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반전이란 치밀하게 설계됐을 때 매력적인 법이다. 하지만 ‘죽어야 사는 남자’의 결말은 토막 난 반전에 가깝다. 아무리 재밌는 속편이 나온다 한들, 아니 속편이 재밌으면 재밌을수록, 지금의 결말은 더욱 되돌리고 싶은 ‘흑역사’로 기억될 것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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