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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콘] ‘월드클럽돔 코리아’,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월드클럽돔코리아(사진=(주)엠피씨파트너스)
▲월드클럽돔코리아(사진=(주)엠피씨파트너스)

인천의 밤은 낮보다 뜨거웠다.

야트막한 산 아래 위치한 인천 문학경기장이 붉고 푸른 조명으로 번쩍였다. 무대 앞쪽에서 일던 불길은 멀리 관객석까지 열기를 가져다 줬다. 술과 춤이 만연했다. 그리고 음악이 있었다. 불꽃축제만큼이나 화려한 음악이 공기를, 지면을 울려 댔다.

22일 ‘월드클럽돔 코리아’가 인천 남구에 위치한 문학경기장 일대에서 개막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클럽’이라는 슬로건 아래 2013년 독일에서 시작돼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는 올해 한국에서 처음 열렸다. 올해 7월 ‘유나이티드 위드 투모로우랜드(UNITED WITH TOMORROW LAND)’를 주최·주관했던 주식회사 엠피씨파트너스가 인천광역시와 손잡고 공연을 유치했다.

첫 발을 떼는 여느 페스티벌이 그렇듯 ‘월드클럽돔 코리아’ 역시 라인업에 힘을 줬다. 아민 반 뷰렌, 아프로잭, 카이고, 마틴 개릭스 등 세계적인 명성의 DJ들을 대거 모셔왔다. 여기에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예은(핫펠트)이 오프닝과 피날레 공연에 출연해 열기를 더했다.

해가 지기 전 꽤 한산하던 공연장은 돈 디아블로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미래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돈 디아블로입니다.” 무대 뒤 화면과 무대 위 구조물들이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짙게 내린 어둠 안에서 조명과 레이저도 맹렬히 제 효과를 자랑했다. ‘웨이크 미 업(Wake me up)’, ‘투나잇(Tonight)’, ‘왓 위 스타티드(What we started)’ 등 히트곡이 쏟아져 나왔다. 마지막곡으로 ‘오 마이 마인드(Oh my mind)’가 선곡되자 반가움의 환성이 곳곳에서 터졌다.

▲월드클럽돔코리아(사진=(주)엠피씨파트너스)
▲월드클럽돔코리아(사진=(주)엠피씨파트너스)

당초 첫날 공연 헤드라이너로 섭외됐던 카이고는 아프로잭과 순서를 바꿔 오후 9시 모습을 드러냈다. 카이고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가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관객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아비치 ‘위다웃 유(Withou you)’, 체인스모커스 ‘섬씽 저스트 라이크 디스(Something just like this)’ 등 유명곡을 재생하며 분위기를 살피던 카이고는 신곡 ‘스타게이징(Stargazing)’을 비롯해 ‘캐리 미(Carry Me)’, ‘파이어 스톤(Fire stone)’ 등 자신의 히트곡들을 본격적으로 들려주기 시작했다. 광기 어린 즐거움과 카이고의 감성적인 터치가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순간이 만들어졌다.

스티브 아오키의 무대에는 빅뱅 승리가 깜짝 등장해 환호를 얻었다. 10여 년 간 아시아 톱 아이돌로 활동해온 ‘짬밥’이 무색하지 않았다. 빅뱅의 ‘뱅뱅뱅’을 선곡한 그는 아오키와 어깨동무를 한 채 무대 위에서 방방방 뛰었다.

메인스테이지의 마지막은 아프로잭이 장식했다. 앞서 울트라코리아, 클럽 단독 공연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내한했던 그는 한국인들의 ‘흥’ 유전자를 어떻게 자극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알았다. ‘컴 위드 미(Come with me)’ ‘텐 피트 톨(Ten feet tall)’ 등 자신의 발표곡은 물론, 데이디브 게타, 알레쏘 등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DJ들의 히트곡을 대거 선곡하며 한시의 쉴 틈도 허락하지 않았다.

▲월드클럽돔코리아(사진=(주)엠피씨파트너스)
▲월드클럽돔코리아(사진=(주)엠피씨파트너스)

다만 운영상의 미흡함이 엿보였다. 주최 측은 메인 스테이지 외에도 파이어니어 스테이지, 포레스트 스테이지, 클라이밍 스테이지, 칠아웃 스테이지 등을 운영해 다양성을 확보하려 했으나 관객들 대부분이 메인 스테이지로 몰려 원래의 의도가 무색해졌다.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한 것은 F&B 코너도 마찬가지다. 제법 많은 업체들이 입점해 영업을 벌였지만 이용자 수는 많지 않았다. F&B 코너가 다소 구석진 곳에 자리한데다 위치마저 제대로 안내되지 않았던 탓이다. 관객들의 배도, 업체들의 금고도 홀쭉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진행요원의 부재다. 곳곳에 스태프들이 자리했지만 페스티벌 진행 및 운영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입간판이나 천막과 같은 안내 표시가 거의 없어 스테이지나 각종 편의시설 등을 찾기 위해서는 현장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숱한 사람들에게 숱한 질문을 쏟아낸 결과, 가장 많이 들었던 대답은 ‘저는 잘 모르고요’였고, 그 다음이 ‘저 사람에게 물어보세요’였다.

따로 마련된 흡연 부스가 머쓱할 정도로 곳곳에서 담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진행요원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흡연을 저지하던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소음 측정 또한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공연 중에 인근 시민들로부터 소음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는 소식도 들려 왔다. 이 정도면 타임테이블 공지가 늦었다거나 공연 시간이 급작스럽게 변동된 일이 귀여운 해프닝으로 보일 지경이다.

EDM의 인기에 기대기에는 갈 길이 멀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관객의 환심을 사는 것보다 탄탄한 운영으로 믿음을 사는 것이 먼저라는 평가다. 이미 관객들의 충성도를 확보한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이나 ‘울트라 코리아’, ‘하이네켄 스타디움’ 등과 비교하면 ‘월드클럽돔 코리아’는 후발주자에 속하는 만큼 특화된 콘셉트,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선배’들을 보고 배우며 내년엔 좀 더 안정적인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길 바란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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