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방송되는 MBN '소나무'에서는 심장의 통증을 약으로 버티며 아들을 위해 지게를 짊어지는 일흔다섯 아빠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공개된다.
3년 전부터 당이 급격하게 떨어진 민수 씨는 일주일에 서너 번 혈액투석을 받으러 갑니다. 그러나 병원에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한데요. 완주에서 전주까지 하루에 세 번밖에 없는 마을버스의 시간을 맞춰 다녀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거리를 오가며 행여 아들이 쓰러지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늘 아빠 영석 씨는 민수 씨의 손을 꼭 붙잡고 동행합니다.
당뇨로 인해 온몸이 부어오르기도 하는 민수 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적도 여러 번인데요. 아들의 이런 위급한 상황에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영석 씨는 손에 핸드폰을 꼭 쥔 채 119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면 아들이 쓰러진 일이 편하게 해주지 못한 자신의 탓인 것 같아 가슴을 치는 영석 씨. 아픈 아들과 함께 하는 산골살이는 하루하루가 눈물이 바람 잘 날 없습니다.
혈액투석을 받고 온 날에는 특히 더 기운이 없어 누워있는 것 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민수 씨. 새벽에 급격하게 떨어지는 기온 탓에 면역력이 약한 아들이 춥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에 쉽게 잠들 수 없는 영석 씨는 이불을 덮어주며 푹 자라는 말을 남긴 채 밖으로 나와 아궁이 앞을 지킵니다.
늘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의 노력을 아들 민수 씨가 모르는 건 아닌데요. 자신이 아프면 아버지가 속상해한다며 울먹이는 민수 씨. 지적 수준이 떨어져 양말이 새까맣게 더러워진 줄도 모르고 신으면서도 아빠와 함께라면 마냥 어디든 좋기만 합니다. 민수 씨는 소변 실수를 해놓고도 판단력이 흐려 말을 하지 않아 영석 씨가 이미 얼룩이 깊게 스며든 이불을 뒤늦게 발견하곤 하는데요.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도 영석 씨의 손길이 필요하기에 아픈 아들을 두고는 편히 눈감을 수 없을 것 같아 약으로 통증을 버티며 밤새 뜬눈으로 아들의 곁을 지킵니다.
음식을 앞에 두고도 기운 없이 앉아서 바라보고만 있는 아들의 모습이 안타까운 영석 씨. 몸에 좋다는 걸 사 먹이고 싶지만, 기초수급비만으로 살아가야 하는 빠듯한 형편 탓에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데요. 아끼고 아껴서 모은 돈으로 정육점에 들러 구입한 돼지 뼈를 푹 끓여주는 것이 영석 씨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보양식입니다.
당뇨병성 만성 신부전으로 인해 수시로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아들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한여름에도 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는 영석 씨! 얼굴이 부어오르고 숟가락도 들지 못하는 아들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울 뿐인데요. 서로가 유일한 삶의 빛인 이들에게 하루빨리 희망의 햇살이 내리쬐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