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방송되는 EBS '한국기행'에서는 가을 사냥에 나선 꾼들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풍경 속으로 떠난다.
이 가을 옥빛 바다가 술렁이는 건, 천고마비의 계절 진짜 대물을 건지러 모여든 이들 때문이다. 늦은 오후, 남해의 통영 앞바다 정박한 배 한 척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리어카를 가득 채운 얼음포대부터, 미끼에 끼울 꽁치 더미까지- 한 짐 제대로 싣고 배가 향하는 곳은 공해상. 이때만을 애타게 기다려온 낚시꾼들이 가을 대물 갈치 사냥에 나선 것이다.



서해의 강화 앞바다도 요즘이 한창때다. 강화 앞바다에 추젓에 쓰일 젓새우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진짜 ‘찐가을’이 찾아왔다는 증거다. 북한을 지척에 둔 교동도에서 40년 넘게 뱃일을 하고 있는 현상록 씨와, 다시 귀향해 아버지에게 뱃일을 배우고 있는 현지훈 씨 부자는 오늘도 교동도 추젓을 위해 배에 올랐다.
최근 2, 3년간 모습을 보이지 않던 가을 젓새우가 올해는 그야말로 풍어, 상록 씨와 지훈 씨는 매일이 요즘만 같았으면 싶다. 특히 밀물과 썰물에 맞춰서 닻 자망으로 잡는 젓새우잡이 방식 때문에 다른 배들은 먼바다에서 며칠 동안 나가 있지만, 교동도에 살고 있는 상록 씨와 지훈 씨가 새우어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5분. 덕분에 배 위에서 새우젓을 담그지 않고 그날 잡은 신선한 새우를 뭍으로 가져와 작업장에서 새우젓을 담근다.
허리 한번 못 펴고 작업을 끝마치면, 그들을 맞아주는 것은 상록 씨의 아내이자 지훈 씨의 어머니인 순자 씨다. 가을 젓새우잡이 덕에 매일이 고단한 부자를 위해 순자 씨는 부자가 제일 좋아하는 생새우 덮밥부터 애호박새우 찌개까지. 한상 거한 가을 밥상을 차려낸다. 다시 살아난 가을 바다의 젓새우 덕에 살맛이 난다는 교동도 현상록 씨 부자의 가을 바다 출어기를 만나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