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이 사하공화국(야쿠티아)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 오이먀콘, 러시아식 사우나 반야를 만난다.
9일 방송되는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는 혹독한 자연환경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만난다. 사람 또한 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매 순간 절감하게 하는 곳. 그 속에서도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빛나는 삶을 꾸려나가는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길들여지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자연이 숨 쉬고 있는 곳. 그 속에서 더욱 빛나고 있는 위대한 영혼들을 찾아 떠난다. 영하 50도의 시베리아 벌판을 고향 삼아 살아가는 네네츠족부터 알타이 사냥꾼, 그리고 캄차카의 툰드라 유목민과 알래스카의 이누피아트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얼어버리는 눈과 얼음의 땅, 사하공화국(Sakha Republic). 크레스티얀스키 시장(Krest’yanskiy Rynok)에는 꽁꽁 언 생선이 바게트 빵처럼 꽂혀있는가 하면, 야쿠트인들과 직접 잡은 물고기는 건져 올리자마자 얼어버린다. 한낮 기온이 냉동실 온도보다 낮은 영하 30도. 이곳에선 야외의 눈쌓인 모든 곳이 천연냉장고가 된다.
오이먀콘(Oymyakon)은 극지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이다. 꽁꽁 언 바나나를 망치 삼아 집수리를 하고, 공중에 물을 뿌리면 눈이 되어 내리는 마을, 오미야콘. 최저 기온으로 71.2도를 기록하기도 했던 이곳은 그야말로 현실판 겨울왕국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추위에 잔뜩 움츠러든 몸을 풀어주는 건, 러시아식 사우나 반야(Banya). 반야 굴뚝에서 밤새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오이먀콘의 긴 겨울밤은 좀처럼 끝날 줄을 모른다.
네네츠어로 ‘세상의 끝’이라는 뜻의 야말반도(Yamal Peninsula). 그곳에서도 이어지는 삶의 이야기를 찾아 떠난다. 눈이 시릴 만큼 아름다운 설경과 오로라 아래, 네네츠족(Nenets)은 순록과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썰매를 끌고, 고기와 가죽까지 모두 내어주는 순록. 그들에게 순록은 혹한의 툰드라 설원에서의 삶을 가능케 해주는, 그야말로 인생의 동반자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야말반도 곳곳을 누빌 네네츠족. 어쩌면 그곳은 ‘세상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의 시작점’일지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