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우리가 롤모델이라고 말한 어린 팬이 있었어요.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가 아직 그 정도는 아닌데… (웃음) 하지만 그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데뷔 앨범 활동을 갓 끝낸 걸그룹 루나솔라(이서·태령·지안·유우리)의 멤버들의 이야기다. 데뷔한 지 100일도 안 된 새싹 걸그룹이지만 벌써 이들을 동경하는 팬들이 생겼을 정도다.
지난 9월 2일 데뷔한 새싹 걸그룹 루나솔라는 데뷔곡 '노는 게 제일 좋아'로 눈에 띄는 활동을 펼쳤다. '노는 게 제일 좋아'는 뭄바톤과 라틴이 섞인 신나는 비트 위에 '오 야 야 야'라고 반복되는 후렴구가 중독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다.
흥미를 끄는 노래 제목과 노래 제목처럼 무대에서 신나게 노는 루나솔라, 한 번만 들어도 기억에 남는 멜로디는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루나솔라는 눈에 띄는 신인 대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최근 서울 동작구 비즈엔터 편집국에서 만난 루나솔라는 아직까지 크게 일상이 달라진 것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직까지 팬들을 앞에 두고 무대를 한 적이 없어요. 그게 좀 아쉬운 부분이죠. 연습생 때처럼 꾸준히 연습하고, 운동도 하고 있고, 유우리와 태령은 디제잉도 배우고 있어요. 어서 팬들을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서)
루나솔라는 '달'이라는 뜻을 가진 '루나'와 '해'라는 뜻을 가진 '솔라'의 합성어로, 달이 가지고 있는 신비롭고 몽환적인 매력과 해의 밝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을 갖고 있다는 의미를 팀명에 담았다. 달과 해처럼 전혀 다르지만,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담고 있다.
그래서 루나솔라는 보통의 걸그룹과 달리 멤버별 포지션을 나누지 않았다. 모두가 메인 보컬이자, 메인 댄서라고 자신했다. 네 명의 멤버가 이미지부터 음색, 춤 스타일까지 모두 다르지만 그 차이들이 하나로 잘 어우러지며 큰 시너지를 발산한다.
"똑같은 곡에서도 네 가지 스타일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루나솔라의 장점 같아요. 그래서 루나솔라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루나'와 '솔라' 두 가지 콘셉트 뿐만 아니라 중간의 또 다른 이미지도 보여드릴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무대 위에서 제대로 노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그룹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지안)
루나솔라는 "노는 게 제일 좋다고 노래하면서 열심히 음악 방송에 출연했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데뷔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스케줄을 이야기했다. 연습생 시절 울면서 '하드캐리' 춤을 연습했던 이서는 갓세븐 영재가 진행했던 '아이돌 라디오'를 데뷔 첫 스케줄로 소화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으며, 지안은 유리상자 이세준과 함께 '불후의 명곡'에 그룹을 대표해 출연한 것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멤버 모두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했던 것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데뷔한 지 한 달도 안 됐던 새내기 걸그룹에게 지상파 유일한 뮤직 토크쇼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정말 커다란 무대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대표님이 우리가 데뷔하기 전부터 종종 '너희 데뷔시킨 다음에 스케치북에 나가게 할 거다'라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데뷔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을 때 '스케치북'을 나가게 되니 어안이 벙벙했죠. 녹화날 바로 옆에 유희열 선배가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코로나19 때문에 출연자와 MC 사이 아크릴판이 있었거든요. 그걸 가운데 두고 유희열 선배랑 눈이 마주치는데 TV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하하. "(태령)
해처럼 밝고, 달처럼 신비로운 그룹이 되길 원하는 루나솔라에게 가족들은 별과 같은 존재들이다.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대단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워주면서,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땐 누구보다 현실적인 조언으로 정신이 번쩍 들게 해준다. 또 누구보다 루나솔라의 데뷔와 활동을 응원하고 축하해준 든든한 1호 팬이다.
특히 유우리에게 가족은 특별하다. 일본인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수준급 한국어 실력을 겸비하고 있는 유우리는 일본 후쿠오카 출신이다. 소녀시대, 에이핑크를 보며 K팝 가수의 꿈을 키웠고, 독학으로 한국어 공부를 했다. 방학 때는 혼자 한국에 여행에 올 정도로 한국과 K팝을 향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런 유우리가 일본을 떠나 홀로 한국에 가수가 되겠다고 간다고 했을 때에도 가족들은 반대 없이 그의 꿈을 지지해줬다.
"부모님이 정말 흔쾌히 보내주셨어요. 연습생으로 있을 때도 혹시나 제가 부담을 가질까 특별한 말을 안 하셨던 부모님이었는데 데뷔 음반이 나온 날, 일본에 계신 엄마한테 '축하한다. 네 꿈이 이뤄져 정말 기쁘다'라는 메시지가 온 거에요. 바로 눈물이 펑펑 나오더라고요. 저 뿐만 아니라 멤버들 모두 가족들한테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어요."(유우리)
당당하게 가요계에 입성한 루나솔라는 얼른 코로나19가 진정돼 이전의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축구선수 손흥민의 팬이자 K리그 FC서울의 팬인 이서는 예년처럼 마음껏 경기 직관을 하고 싶다고 밝혔고, 지안은 걱정 없이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유우리와 태령은 일본을 시작으로 다양한 나라의 해외 팬들과 만나는 것을 바랐다. 무엇보다 루나솔라의 이름을 많이 알리러 다니고 싶다고 했다.
"길거리를 걷는데 우리 노래가 나오면 우리 노래라고 자랑을 하고 싶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차트에서 볼 수 있고, 거리에서 쉽게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많은 사람이 찾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특히 동료 가수들에게 함께 일하는 가수로 인정 받고 싶습니다. 열심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다 보면 그런 날이 금방 찾아오겠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