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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병원, 소외계층 위한 의료진들(다큐 잇it)

▲'다큐 잇it'(사진제공=EBS1)
▲'다큐 잇it'(사진제공=EBS1)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피해보상금으로 지어진 녹색병원, 의료지원이 절실한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진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24일 방송되는 EBS '다큐 잇it-이런 병원 또 없습니다'에서는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들과 그들의 곁을 지키는 의료진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의료는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힘없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유난히 춥고 배고팠던 한 해. 마음껏 아플 수도 없고, 아파도 치료비 걱정부터 해야 하는 많은 이들에게 병원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의료의 사각지대, 우리 사회가 미처 돌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 병원이 있다. 병원비가 부담돼서 민간요법을 썼다는 특수고용노동자부터 예방주사 한번 맞아본 적 없는 미등록아동까지, 이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은 유독 힘없고 가난한 이들이 많다.

▲'다큐 잇it'(사진제공=EBS1)
▲'다큐 잇it'(사진제공=EBS1)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병원

왕진가방을 챙겨들고 의사가 향한 곳은 차디찬 길 위에서 12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하청노동자들의 텐트이다. 극한 상황에서 건강을 위협받는 이들이 있는 곳이면 높이 40미터 고공농성 현장도 찾아가는 이들은 ‘녹색병원’의 의사다. 노동자를 위한 병원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진폐증에 걸린 석공, 일을 하다 다친 일용직 건설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인 대리기사까지 여전히 힘들게 일하고 의료 혜택에서는 소외받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찾아온다. 이 병원의 꼭대기 층, 가장 전망 좋은 곳에는 일하다 다치고 병든 이들이 다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재활센터가 있다. 반면 가장 낮은 지하 2층에는 원장실이 있다. 낮은 곳을 지향하는 이 병원의 설립이념 때문이다. 이곳은 직업병으로 고통 받던 노동자들이 세운 병원이기 때문이다.

◆산업재해 사망자 하루 평균 5.5명

산업재해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던 30여 년 전, 직업병의 심각성을 세상에 알린 원진레이온 노동자. 현재까지 확인된 직업병 피해자만 천명에 이른다.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피해보상금으로 지어졌다. 자신들처럼 직업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원진레이온 사건 피해자 오기섭 씨는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인해 30년 가까이 치료를 받고 있다. 함께 일했던 동료 중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이 많다. 하지만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바람과 달리, 직업병 환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17살 때부터 석공으로 일했던 노선길 씨는 평생 마신 돌가루가 폐에 쌓여 ‘진폐증’ 진단을 받았다. 숨이 차서 50m도 걷기 힘들어 일상생활이 어렵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진폐증 진단을 받고도 10여 년 가까이 일을 계속해야 했다. 2019년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2020명. 하루 평균 5.5명이 일을 하다 사망했다. 다치거나 병든 사람들은 10만 명이 넘는다. 세월이 흘러도 노동자의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큐 잇it'(사진제공=EBS1)
▲'다큐 잇it'(사진제공=EBS1)
◆누구도 아프지 않은 세상을 위하여

노동자들의 육체적 부담을 줄여주고 있는 ‘상자 손잡이 설치’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숨어있다. 직업병의 원인 대다수는 작업 환경에 있다. 그 때문에 노동자가 건강해지려면 좋은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병원 소속 연구진들은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병원 소속 오은선 간호사는 올해부터 병원 방문이 힘든 취약계층들을 찾아 나섰다. 오은선 씨가 만나는 환자들은 대부분 정기적인 건강 점검이 필요하거나 거동이 힘든 노인들이다. 가정 방문을 통해 의료적 도움은 물론 정서적 돌봄까지 함께 하고 있기에 환자들의 가족은 안심하고 일을 하러 나갈 수 있다. 병원 안과 밖 곳곳에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노력하는 의료진들의 땀과 애환이 담겨있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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