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방송되는 EBS '다문화 고부 열전'에서는 사업으로 바쁜 며느리와 그런 며느리가 걱정인 시어머니의 애틋한 사연을 만나본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며느리 김혜진(43) 씨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인정하는 집안 ‘서열 1위’ 며느리다. 시어머니인 이정애(66) 여사가 아침 밥상을 준비하는 동안 며느리인 혜진 씨는 늦잠을 잘 뿐 아니라, 시부모 두 분이 몇 번을 부르고 달래야 겨우 눈을 뜬다. 정성껏 차린 밥상 앞에서 반찬 투정도 서슴지 않는 그녀는 시어머니에게 “안 돼!, 하지 마!”라고 큰소리치는 일도 다반사다.
이런 며느리를 묵묵히 받아주기만 하는 시어머니 이정애 여사. 인도네시아 식당과 노래방 두 곳을 운영하며 시간이 부족한 며느리를 위해 다섯 식구 집안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거기다 며느리가 부탁하지 않아도 시간이 날 때면 식당을 찾아 일을 돕기까지 한다. 바쁜 며느리가 자신의 생일 깜빡하고 잊어도 그때만 서운해할 뿐 며느리에게 불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바쁘게 일하는 며느리의 몸이 상하기라도 할까 노심초사 걱정할 뿐이다.

10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뒤 기적적으로 깨어난 시어머니. 후유증으로 오른쪽 감각이 마비되면서도 딸을 막 출산한 며느리에게 짐이 될까 봐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뒤늦게야 “두 번 쓰러지면, 그 다음은 없다”라는 시어머니의 몸 상태를 알게 된 며느리는 먼저 합가를 제안했다. 같이 살면서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혼자 있을 때 쓰러지지 않게 늘 자신이나 식구들이 시어머니의 곁을 지킬 수 있게 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하라는 잔소리도 해왔던것이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쓰러진 뒤 10년 간 친구도 못 만나는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고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이 원망스럽다. 그런 이 여사의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시어머니의 고향으로 고부가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며느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시어머니의 과거와 사연이 밝혀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