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방송되는 EBS '나눔0700 - 62세 늦깎이 아빠 민수 씨'에서는 늦은 나이에 찾아온 선물 같은 두 아들과 아내를 지켜주고 싶은 늦깎이 아빠의 사연을 전한다.
새벽부터 밤까지 고단하게 일하는 62살 청각 장애인 아빠. 올해로 예순둘인 아빠 민수 씨는 아픈 노모를 돌보느라 결혼이 늦어져 쉰이 넘어서야 지금의 베트남 아내를 만나게 되었다. 아빠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하민이(11)와 성민이(5). 자신을 똑 닮은 자식들이 생겼다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오지만 예순이 넘은 나이에 두 아들을 키우기란 맘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과거 전기 감전사고를 당해 청각장애까지 지닌 아빠. 아이들에게 부족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매일 밤낮없이 뼈가 부서져라 일한다. 하지만 갈수록 힘에 부치는 날들이 많아 걱정이 많아진 민수 씨. 게다가 첫째 하민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혹시나 나이 든 아빠 때문에 상처를 받진 않을까 가슴 한편이 늘 무겁기만 하다.
달력으로 구멍을 막아야 하는 낡고 허름한 집. 11살 하민이의 하루는 화장실이 아닌 부엌에서 시작됩니다. 세면대가 고장 난지 3년째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아직도 수리를 못했다. 게다가 집안 곳곳에는 곰팡이가 들끓고 있어 냄새가 계속 올라온다. 설상가상으로 벽에 금까지 간 상황이라 네 식구의 보금자리는 늘 위태롭기만 하다. 매일 집수리에 구슬땀을 흘리는 엄마와 하민이. 달력에 풀을 발라 수시로 구멍난 벽을 막아보지만 임시방편일 뿐 일주일도 못가 또 떨어지고 만다. 그래도 불평불만 하나 없이, 씩씩하고 밝게 자란 첫째 하민이. 학교에서 소문난 모범 학생일 뿐 아니라 집에서도 맏이 노릇을 톡톡히 해내는 기특한 아들이다.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설거지며 청소를 도맡아 하고, 동생까지 잘 챙기는 하민이이다.
요즘 아빠 민수 씨는 심한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강도가 센 스티로폼 공장일을 30년간 쉼 없이 해온 데다, 두 아들의 간식값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퇴근 후 정육점 일을 병행한 게 화근이었다. 흰 머리가 늘수록 몸 전체가 고장 나고 있는 아빠. 가족을 위해선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데 건강이 언제까지 허락될지 두렵기만 하다. 게다가 천장에서 흙이 계속 떨어지는 열악한 환경에 엄마까지 극심한 두통과 우울증으로 시달리고 있다. 아내와 두 아들에게 한없이 미안하기만 한 아빠 민수 씨. 날이 갈수록 모든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차가운 현실에 하루하루가 막막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