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에서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남과 북이 함께한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탈출기를 현지에 있던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생생하게 전한다.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 총성이 울려 퍼진다. 군부 독재자 ‘시아드 바레’에 맞선 반군과 정부군의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당시 소말리아에 있던 대한민국 대사관 직원 및 교민은 총 7명. 이들의 운명을 책임지게 된 강신성 대사의 임무는, 하루아침에 아비규환의 전쟁터가 되어버린 도시에서 모두를 무사히 탈출시키는 것이다.
도시 곳곳에서 총성이 끊이지 않고, 대사의 관저마저 무장 강도들에게 위협받는 상황이이었다. 통신도 모두 끊겨 고립된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 방법은 비행기뿐이다. 하지만 공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지(死地)로 변해버린 시내로 나가야만 한다.
고민 끝에 강 대사 일행은 위험을 무릅쓰고 공항에 갔지만 눈앞에서 비행기가 떠나버리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탈출을 위한 시도를 이어갔지만 상황은 점점 더 절망적으로 바뀌어 갔다.
공항에서 탈출에 실패한 강대사 일행이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믿지 못할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어린아이들이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를 내며 공항에서 뛰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들의 정체는 북한 대사관 직원의 자녀들. 부모들까지 총 14명의 인원이 공항에 나와 있었다. 북한 대사관이 반군들의 습격을 받자 간신히 공항으로 몸을 피한 것이다.
생사를 오가는 전쟁터 한가운데에서 이루어진 남과 북의 만남, 갈 곳 없는 신세가 된 북한대사관 사람들을 차마 두고 갈 수 없었던 강 대사의 한 마디는 “우리집으로 갑시다”였다. 그리고 남과 북, 모두의 운명을 건 필사의 탈출이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