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동행' 아픈 딸과 손녀 위한 할머니의 작은 바람

▲'동행'(사진제공=KBS 2TV)
▲'동행'(사진제공=KBS 2TV)
아픈 딸과 손녀를 책임지는 할머니의 힘든 겨울나기를 전한다.

22일 방송되는 KBS1 '동행'에서는 할머니에게 웃음을 주는 손녀의 예쁜 마음을 만나본다.

◆딸과 손녀를 위해 살아가는 할머니

경북 상주 산골에 자리 잡은 오래된 농가. 이곳에는 할머니 우준순 씨(65세)와 딸 윤명휘 씨(44세), 그리고 열다섯 살 예희가 살고 있다. 세 모녀가 뭉치면 웃음소리 끊이지 않지만, 삶이 녹록한 건 아니다. 남편과 사별한 후, 혼자 어렵게 생계를 꾸리던 할머니가 딸과 손녀를 품은 건 15년 전. 어린 나이에 뇌수막염과 소아 당뇨를 앓고 합병증으로 고생한 딸은 15년 전 이혼하고 100일도 안 된 어린 딸 예희를 데리고 할머니 품에 돌아왔다.

이후 딸은 당뇨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됐고 시각장애와 각종 합병증으로 돈벌이를 할 수 없게 됐다. 귀한 손녀 예희 또한 사고로 발달장애 4급을 판정받아 또래보다 느린 편이다. 모진 삶 속에서도 모녀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곶감을 만들어 파는 할머니. 무릎 연골이 닳아 절뚝거리면서도 일을 놓지 않지만, 농사를 하면 할수록 빚만 생기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할머니를 웃게 하는 손녀 예희

걱정이 많은 할머니를 환하게 웃게 만드는 건 바로 손녀 예희다. 없는 형편에도 할머니와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해맑게 자란 예희. 발달장애로 또래 친구들보다 느리지만 할머니와 엄마를 위하는 마음만큼은 1등이다.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서 무거운 물건을 옮겨주고 시각장애가 있는 엄마를 위해서 눈을 더 크게 뜨고 본다는 예희.

할머니와 엄마가 매일 하는 벌초와 제실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돕지 않으면 가족이 힘들 수 있다는 생각에 벌초와 제실 관리까지 도맡아 한다. 할머니와 엄마 등에 꼭 붙어 애교를 부리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가족의 흥을 돋우는 건 할머니와 엄마가 웃을 때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라는데. 가족을 위한 마음이 크고 넓은 예희 덕분에 오늘도 집 안에는 웃음이 끊일 줄 모른다.

◆삼대 모녀의 겨울나기

종중 땅에 있는 창고를 개조한 주택이 예희네 집이다. 조상 묘 벌초와 제실 관리를 하는 조건으로 할머니는 지난 20년 종중 땅에 있는 집에 살며 감 농사와 복숭아 농사를 했다. 지난해 비가 와서 농사를 망치는 바람에 농약값이 더 드는 상황이지만 할머니의 걱정은 따로 있다.

집이 너무 낡아 바람 한 점 막아주지 못한다는 것. 할머니가 불려놓은 콩이 얼어붙을 정도로 집이 추워 몸이 약한 딸과 손녀 예희는 늘 감기를 달고 산다. 어떻게든 몸을 녹이게 해주고픈 할머니가 사랑하는 딸과 손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가마솥으로 끓인 따뜻한 팥죽뿐. 작년 작게나마 추수한 팥으로 할머니는 오늘도 딸과 손녀를 위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팥죽을 끓인다.

맹선미 기자 msm@bizenter.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