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의 두 명산, 기백산과 금원산의 겨울 풍경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30일 방송되는 KBS2 '영상앨범 산'에서는 자전거 탐험가 황인범 씨와 아마추어 산악자전거 선수 데릭 란 씨와 함께 기백산과 금원산으로 향한다.
예부터 ‘좌 안동 우 함양’으로 불리던 선비의 고장, 경상남도 함양. 북쪽으로 덕유산, 남쪽으로 지리산이 흐르며 빚어놓은 걸출한 산 가운데 힘차게 솟아오른 기백산, 금원산이 있다. 산행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기백산, 금원산에 이어 맞은 편에 자리한 거망산, 황석산까지 장거리 종주를 하기도 한다.
산이 많은 만큼 물도 풍부한 함양의 물줄기를 따라 ‘선비문화탐방로’를 걷는다. 거연정에서 농월정까지 화림동 계곡에 놓인 7개의 정자를 잇는 길은 숲과 계곡, 정자가 어우러진 겨울 풍경이 아름답다. 화림동 계곡은 영남의 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보러 갈 때 육십령으로 가기 전 길목에 자리한 계곡이다. 옛 선비들이 즐겼을 풍류를 따라 고즈넉한 멋이 깃들어있다. 얼어붙은 계곡을 힘차게 흐르는 물줄기처럼 굽이치듯 솟은 기백산과 금원산으로 길을 이어간다.
산행에 앞서 용추폭포로 먼저 향한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용추폭포’ 가운데 이곳에 자리한 폭포가 가장 규모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꽁꽁 얼어있는 모습이 겨울 산행의 매력을 한층 더한다. 용이 되기 위해 108일간 금식하며 기도하던 이무기가 날짜를 착각해서 용이 되지 못했다는 옛이야기가 더해지니 폭포의 크기가 실감이 난다. 폭포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산행길에 오른다. 낙엽이 발을 덮을 정도로 수북이 쌓인 완만한 길을 따라 깊어진 겨울 내음이 풍긴다.
겨울 산행의 볼거리 중 하나인 새하얀 눈이 없어 아쉬워하는 일행 앞에 아쉬움을 달래라는 듯 굵직한 바윗길이 이어진다. 제법 가파른 나무 계단에 올라 전망대에 닿으니 주변 풍광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맑은 날씨 덕택에 지리산과 덕유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더 멀리 첩첩이 쌓인 산의 파노라마가 끝없이 펼쳐진다. 전망대를 지나 다시 한번 까다로운 바윗길에 올라서면 기백산 정상(1,331m)이다. 툭 터지는 풍경처럼 왠지 좋은 기운을 아낌없이 나눠줄 것만 같다.
금원산으로 길을 잡으면 기백산, 금원산 산행의 백미 ‘바위 능선’이 자리한다. 바위들이 켜켜이 쌓인 모양새의 책바위(누룩덤)는 두 손, 두 발 모두 사용해 올라야 할 정도로 거대한 몸체를 자랑한다. 웅장한 산의 파노라마를 즐기며 마침내 금원산 정상(1,353m)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