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방송되는 KBS1 '동행'에서는 아픈 동생과 엄마를 위해 기다리는 소녀의 착한 마음을 만나본다.
◆별이 인형에 담긴 하음이의 소원
전북 전주시, 아홉 살 동생 재웅이를 아낌없이 사랑하는 누나 하음이(12)가 있다. 바느질로 한 땀 한 땀 동생이 좋아하는 인형을 만드는 하음이. 동생 재웅이가 즐겨 찾던 곳에 가서 인형을 두고 촬영해 동영상을 만들어 보낸다. 작년 초등학교 입학한 재웅이는 첫 소풍날 갑자기 쓰러졌다. 그렇게 가게 된 병원에서 뇌 동정맥 기형으로 인한 뇌출혈 진단을 받았고 수술 후 기약 없는 병원 생활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보호자 외 병원 출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던 하음이. 하음이는 동생의 기억이 돌아올 수 있게끔 동생의 친구들을 모아 응원 영상을 찍기도 하고, 재웅이가 쓰던 교실과 학교 등도 영상으로 찍어 보냈다. 영상을 본 재웅이는 큰 울음을 터뜨렸고, 재웅이에게 인지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동생이 하나둘 예전의 모습을 기억해낸다는 것을 알게 된 하음이. 빨리 동생이 낫길 바라며 평범하지만 소중한 공간들을 찍어 동생에게 보낸다.
◆엄마의 걱정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재웅이를 오롯이 돌보는 사람은 엄마 유미숙(38세) 씨다. 한 시간에 수십 번 석션을 해줘야 하고 아이의 상태를 살펴야 하는 엄마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하루에 세 시간 쪽잠을 자면서 재웅이를 간호한다. 보육교사 일도 그만두고 재웅이를 돌보는 건, 재웅이가 아직 어려 엄마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보육교사 월급이 병간호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 아빠의 부재로 큰딸 하음이도 친할머니에게 맡긴 상황. 한창 엄마 손길이 필요할 열두 살 하음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이렇다 할 수입 없이 기초수급비와 장애 수당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재웅이에게 필요한 비급여 의료용품에, 하음이 생활비. 그리고 사업이 어려웠던 남편 대신 갚아야 할 대출금까지 벅찬 상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엄마의 고민은 날로 깊어간다.
◆하음이가 기다리는 하루
하음이는 집에 있을 때도 엄마에게 전화를 걸지 않는다. 엄마 목소리를 들으면 엄마가 더 보고 싶기 때문이다. 엄마가 재웅이와 있을 때는 온전히 재웅이에게 엄마를 양보하는 기특한 하음이. 하지만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감출 수는 없다. 엄마를 볼 수 있는 날은 외할머니가 일을 쉬어서 외할머니가 동생 재웅이를 간호해주는 하루. 한 달에 두세 번 엄마는 집에 와서 하음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엄마가 오는 날이면 잠까지 설칠 만큼 설렌다는 하음이는 엄마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깨끗하게 이불을 빨아놓고, 함께 먹을 간식거리를 준비한다. 병간호하느라 지친 엄마를 쉬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짧은 시간 재미있게 놀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는 열두 살 아이. 하루빨리 동생이 퇴원해서 가족 모두가 함께 모여 사는 날이 오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