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방송되는 EBS '건축탐구 집-상가주택'에서는 건축가 김창균 소장과 함께 '일터를 품은 집'에 사는 두 부부를 찾아가 집의 의미를 찾아본다.
◆21도 경사를 품은 카페 겸 집
산을 등지고 푸른 바다와 섬을 바라보는 경상남도 마산. 가파른 산비탈에는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있고 시간이 쌓아올린 골목과 계단에는 삶의 흔적이 묻어있다. 그리고 산복도로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면 만날 수 있는 21도의 경사. 집마다 쌓인 축대들이 직선의 풍경을 만든 이곳에서 박건우 정혜승 부부를 만났다.
21도 경사에 길게 우뚝 선 부부의 집. 경사면을 활용해 카페를 짓고 그 아래 남은 공간에 주거 공간을 지었다. 겉모습은 웅장해 보이지만 들어서면 펼쳐지는 좁고 긴 내부와 다양한 전망을 만날 수 있는 재미 가득한 집이다. 또한, 외부의 경사가 집과 카페 안에서도 다양하게 계속해서 이어진다. 지형을 살려 곳곳에서 살아 있는 경사를 만날 수 있는 집. 사람들의 감탄사를 부르는 '카페를 품은 집'을 탐구해본다.

오래된 풍경들을 간직하고 있는 전라북도 완주 고산면. 고산면은 매월 4일, 9일, 주변 5개 면이 한곳에 모이는 고산 오일장이 열리는 곳이다. 정겨운 모습 가득 품은 전통시장. 방앗간 길 모퉁이를 돌아 두 번째 집을 만났다. 백고벽돌로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는 이 집은 시장 안의 다른 집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10년간 이 마을에서 미용실을 운영해 온 최영진 이병후 부부가 1년 전, 새로 지은 미용실 겸 집이다.
독립된 두 개의 출입구가 시선을 분리해주고 길 쪽에 1층 미용실을 그 뒤로 2층의 집을 지어 공간의 독립성은 유지하고 사람들과 소통은 가능한 집이다. 또한, 집과 미용실이 함께 공유하는 두 공간도 만날 수 있다. 시장 안에 있는 11개의 미용실. 그 틈에서 미적 감각을 살려 미용실과 집을 짓는다고 했을 때 유별나다는 반응을 보였던 사람들. 하지만, 지금은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집이자 미용실이 되었다. 시장 속, 상권과 마주하고 있는 '미용실을 품은 집'을 탐구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