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노래자랑'을 34년 동안 진행했던 '국민 MC' 송해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방송인 故 송해의 영결식은 10일 오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유족과 지인, 유재석·강호동 등 연예계 후배 등 80여 명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엄영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은 '전국노래자랑'으로 1천만명이 넘는 시민들을 만나온 MC 송해의 업적을 기렸다. 엄영수는 "선생님은 '전국노래자랑'에서 출연자와 그냥 대화만 하신 게 아닙니다. 선생님이 거친 그곳들은 재래시장이 되고, 무·배추밭이 되고, 화개장터가 됐습니다"라며 "모두가 춤추고, 노래하고, 흥겹게 노는 자리를 깔아주신 우리 선생님은 할아버지·할머니를 청춘으로, 출연자를 스타로 만드는 마술사였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엄영수는 월남, 상경, 배우 데뷔, 음반 발매 등을 거친 고인의 인생을 '무작정'으로 표현하며 "이번에도 무작정 일어나시라. 일어나실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지인들은 유쾌했던 그의 생전 모습이 떠오른 듯 얼굴에 옅은 미소를 보였다.
코미디언 이용식은 단상에 놓인 영정을 한번 바라보고 목이 멘 채로 준비해 온 추도사를 읽었다. 이용식은 "이곳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많은 사람과 힘차게 외쳤지만, 이제는 수많은 별 앞에서 '천국 노래자랑'을 외쳐달라"라며 "선생님이 다니시던 국밥집, 언제나 앉으시던 의자가 이제 우리 모두의 의자가 됐다. 안녕히 가시라"라고 작별인사를 전했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도 "선생님은 지난 70년 동안 모든 사람에게 스승이었고, 아버지였고, 형, 오빠였다"라며 "수많은 가수를 스타로 탄생시켜주는 역할을 해주셨다. 진정으로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영결식장에는 다큐 '송해 1927'에서 발췌한 고인의 생전 육성이 흘러나왔다. 가족들은 고인의 목소리에 눈물을 훔쳤고, 코미디언 강호동, 최양락 등 후배들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송해의 상징인 "전국∼"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영결식 참석자들은 다 같이 "노래자랑∼"이라고 외쳤다.

설운도, 문희옥, 이자연, 김혜연 등 가수 7명이 '나팔꽃 인생'을 조가로 불렀고, 유재석, 조세호, 이수근, 임하룡, 이상벽 등 후배들이 헌화하고 목례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발인을 마치고 빈소를 떠난 운구차는 송해가 생전 자주 이용했던 국밥집, 이발소, 사우나 등이 있는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을 들른 뒤 여의도 KBS 본관을 향했다.

고인의 유해는 생전에 '제2고향'이라고 여기던 대구 달성군의 송해공원에 안장된 부인 석옥이씨 곁에 안치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