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도 서강대 교수가 '쌤과 함께'에 출연해 이란 히잡 시위의 배경을 강의한다.
23일 방송되는 KBS1 '이슈 픽 썜과 함께'에선 '중동 기획 2부작'을 마련해 뜨거운 이슈메이커 두 나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집중 조명한다. 대한민국 대표 이슬람 학자,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박현도 교수가 강연자로 출연한다.
지난 9월, 이란의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고, 3일 만에 의문사했다. 이를 도화선으로 이란 국민 남녀노소가 히잡 반대 시위를 벌인 지 한 달을 넘겼다.
박현도 교수는 이번 시위가 이전의 시위와 차원이 다르다며 이란의 현지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했다.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 젊은 세대까지 합세하면서 전례 없이 확산되고, 반정부 시위로 격화됐다는 것.
이란 정부는 강경 진압에 나섰고, 그 결과 사상자도 200명을 넘기며 이란은 지금 대혼란의 상태라고 박 교수는 전했다. 이란 정부는 들끓는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인터넷까지 차단했지만, 오히려 시위는 전 세계로 번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박 교수는 "이란은 지금 거대한 전환기를 맞았다"라고 진단했다.
이란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박 교수는 이번 시위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란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팔레비 왕조 시절이던 1940년대부터 각종 근대화 정책을 추진하며 서구적 개혁을 시도한 이란은 여성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한편 미니스커트까지 장려했다.
그런데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계기로 지금의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탄생했고,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해 히잡 착용 법제화 등 보수적인 정책을 펼치며 여성의 자유를 억압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 등으로 경제가 무너지며 국민들 사이에 누적된 불만이 이번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폭발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란 정부의 강경 대처에 대해 "이슬람 율법과 국가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세속 교육을 받지 않은 이슬람 성직자 출신인 라이시 현 대통령이 초강경 보수파인데다가, 이전 대통령 시절인 2019년에도 한 여성인권 운동가가 히잡을 벗고 거리를 걷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가 무려 24년 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고 설명해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다.
오마이걸 유빈이 이란 국민들의 삶이 나아질 방법은 없는지 안타까워했고, 박 교수는 이란의 경제 안정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이란 중산층이 무너지고 생활고가 누적되고 있다고 전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란 핵협상 이슈와 미국 중간선거가 연동돼 있어 당장은 풀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