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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웅'의 탄생] 윤제균 감독 "세상에 쉬운 영화는 없다…정성화ㆍ김고은, 최고의 배우"①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사진제공=CJ ENM)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사진제공=CJ ENM)

"전 세계 영화 시장에 내놔도 절대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해운대'(2009), '국제시장'(2014)으로 한국영화 최초의 쌍천만 감독이 된 윤제균 감독이 8년 만에 극장가에 돌아왔다. 자타공인 '흥행 감독' 윤 감독의 선택은 안중근 의사였다. 그런데 이제 뮤지컬을 곁들였다.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사진제공=CJ ENM)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사진제공=CJ ENM)

윤 감독이 연출한 영화 '영웅'은 2009년 처음 무대에 오른 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겨온 한국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다. 지난 28일, 개봉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관객들의 호평과 관심에 힘입어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윤제균 감독은 "'영웅'을 준비하며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끝까지 노심초사했던 것은 '뮤지컬 '영웅'을 본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원작이 있는 영화의 숙명, 원작과의 비교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윤 감독은 '절반의 익숙함과 절반의 새로움'을 택했다.

"절반의 익숙함이란 원작의 큰 틀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었어요. 또 넘버가 공연장에서 만큼이나 자연스럽게 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절반의 새로움은 원작에서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안중근 의사의 과거를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뮤지컬에서 회령 전투는 대사로 지나가는 부분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이를 직접 보여줬어요. 설희(김고은), 진주(박진주) 등 캐릭터 각각에게도 별도의 새로움을 더해줬고요."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사진제공=CJ ENM)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사진제공=CJ ENM)

원작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그의 목표는 어느 정도 이룬 듯 하다. 윤 감독은 "영화를 본 뮤지컬 원작 팬들이 만족스럽다고 할 때마다 감사할 따름"이라며 "뮤지컬 제작사 윤홍선 에이콤 대표님이 시사회 이후 고맙다고 말해준 것이 특히 가슴에 남는다"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공연할 뮤지컬 '영웅'에 영화가 민폐를 끼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할리우드에선 '사운드 오브 뮤직'부터 '맘마미아!', '미녀와 야수', '라라랜드'까지 꾸준히 뮤지컬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크게 흥행한 뮤지컬 영화가 없었다. 뮤지컬 불모지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이런 환경에서 창작 뮤지컬 '영웅'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을 터. 윤 감독은 뮤지컬 '영웅'을 본 뒤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결심이 섰을 때부터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들 '영웅'을 영화로 만들겠다고 하니까 왜 힘든 길을 가냐고 하더라고요. 그때 '영웅'에 나오는 대사를 말해줬어요. 우리에게 힘들지 않았던 일이 한 번이라도 있었느냐. '해운대'를 만들 때도, '국제시장'을 할 때도 힘든 길을 왜 가냐고 했었거든요. 모든 감독이 다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쉬운 영화는 없습니다. 답은 하나예요. 영화를 잘 만들면 돼요. 관객들은 잘 만든 영화라면 손을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사진제공=CJ ENM)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사진제공=CJ ENM)

각별한 사람들이 많지만, 윤 감독은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안중근 역을 맡은 정성화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정성화는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역을 13년 가까이 한 베테랑이지만, 영화계에서는 흥행을 보장하는 배우는 아니었다. 그가 윤제균 감독이 연출하는 '영웅'의 안중근으로 발탁됐을 때,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이 많았다.

"정성화가 완성된 영화를 보고 제게 '감사하다'라고 말하더라고요. 거기에 오히려 내가 훨씬 더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영화를 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정성화의 티켓 파워에 대해 의심을 하겠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 겁니다. 정성화 말고는 '영웅'의 안중근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다른 배우들도 최고였어요. 김고은, 박진주도 자기 역할을 100% 이상 해줬죠.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도 실력은 물론, 인간적으로도 정말 좋은 사람들입니다."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사진제공=CJ ENM)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사진제공=CJ ENM)

검증된 흥행 감독임에도 윤 감독은 관객들의 마음을 맞히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에서 흥행 비결을 물어보면 "그건 관객들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답한다고 했다. 윤 감독은 관객을 산타클로스에 비유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관객들은 알고 있어요. 돈을 벌려고 만든 영화인지,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만든 영화인지, 공들여 찍은 영화인지 다 알아요. 영화를 다 만든 감독이 할 일은 하나죠. 산타클로스한테 선물을 간절히 기도하는 수밖에 없어요. 하하."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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