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방송되는 KBS1 '동네 한 바퀴'에서는 젊음과 전통이 공존하는 서울 이촌동과 서빙고동을 찾아간다.
◆미군부대 옆동네 이촌동 명물 - 2대째 이어오는 모둠 스테이크
미군부대 옆동네 이촌동엔 동네초입 골목에 재미있는 풍경이 있다. 모둠스테이크와 부대찌개라는 똑같은 메뉴를 파는 가게가 3집이 나란히 있다. 그중 2대째 42년을 한 자리에서 장사해온 집이 있는데, 어머니의 가게를 돕기 위해 아들 박경옥 씨가 합류하게 되었단다.
외인 아파트가 있던 시절, 미군부대에서 구해 오는 티본스테이크로 장사를 시작한 어머니의 원조 스테이크에, 아들이 감자와 양배추 등 주요 채소와 베이컨, 소시지, 살라미, 햄 등을 넣어 철판에 버터로 구워내는 음식, 모둠 스테이크를 고안했다. 어머니가 계시던 그 시간을 그리워하며 아들은 어머니가 물려준 유산인 모둠스테이크를 오늘도 정성스럽게 구워 어머니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용산기지 동남쪽 부지는 2020년 8월부터 미군과 가족들이 살던 집들이 공원으로 문을 열어 사람들의 휴식 공간이 되었다. 지금은 비어있는 장교 숙소엔 그곳에 살았던 미군 가족들의 사진과 정원에서 놀던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남기고 간 편지와 메모들이 전시되어 있다. 타국 만 리 남의 나라에 와서 자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젊은 시절을 바쳤던 미군과 그 가족들의 한 시절을 기억하는 듯, 공개 숙소 앞엔 오래된 목련나무 한 그루가 심겨져 있다. 꽃봉오리가 북쪽을 향해 핀다 해서 ‘북향화’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목련. 자유와 평화를 향한 염원이 그 꽃 몽우리 속에 담겨있는 듯하다.

서빙고동을 걷다 보면 얼음 창고 터가 있던 자리를 알려주는 표지석을 발견하게 된다. 조선시대 움막 형태의 얼음 창고 8동이 있던 동네여서 이름도 서빙고동이 되었다. 이만기는 골목 사이 30대 초반의 청년 김수지 씨가 운영하는 그림 책방을 발견한다. 그림책이 좋아서 하나, 둘 모으며 시작해 자신만의 작은 책방을 만들게 되었다. 정보 과잉 시대, 그림책이 주는 담백한 위로가 필요한 어른들을 위해 책방을 열어 그림책 테라피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오랜 동네에 깃든 청년의 꿈 – 이탈리아 브런치 카페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걷다 만나는 막다른 길, 옛 맨션의 풍경 사이에서 이만기가 펄럭이는 작은 이탈리아 국기를 발견한다. 이탈리아 여행의 경험을 살려 한국에 돌아와 가게를 차렸다는 배달 사장. 첫 시작은 이탈리아 디저트 가게였지만 지금은 메뉴를 하나 둘 늘려 이탈리아 브런치 레스토랑이 되었다. 호탕하고 긍정적인 배 달 씨의 에너지는 숨어있던 동네 젊은이들을 마음을 열었고,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웃들과 친해져 이제는 서빙고동의 젊은이들 사랑 터(?)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1960년대 말 이촌동의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공무원아파트가 지어졌을 때 ‘공무원 시장’이란 이름으로 함께 문을 연 동네 터줏대감 같은 이촌 종합시장. 오래된 재봉틀로 작업하고 있는 윤병안 사장님이 무려 43년째 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 세월을 증명해주고 있는 43년 된 나무 서랍장, 나무 책상, 육각형의 노란 바닥 타일, 50년 다 되어가는 다리미까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가며 아직도 옷을 만드는 일이 제일 즐겁다는 윤병안 어머니의 의상실에서, 아직 남아있어 고마운 동네 노포가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43년 초심으로 튀겨온 프라이드치킨의 위로
남산타워가 아파트 넘어 정면에 보이는 이촌동. 즐비한 아파트들 사이로 이촌 종합시장 입구에서 치킨집이 보인다. 1981년, 26살 나이에 치킨집을 시작한 이용희 사장. 무려 43년째 옛날 프라이드 치킨의 맛을 그대로 고수하기 위해 여전히 현역으로 주방을 지키고 있단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주변 상권 속에서도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집엔 어린 시절 부모님 손잡고 찾아와 지금은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대를 이어 찾아오는 가족같은 단골들이 유난히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