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1 더하기 1이, 2가 아닌 3이 될 때가 있다. 영화는 '기적의 덧셈'이 가능한 영역이다. 전문가들이 뭉쳐 2 이상의 것들을 보여준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1947 보스톤'(제공/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 또한 '전문가'들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하는 영화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로, 강제규 감독과 배우 하정우의 만남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강제규 감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흡인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줄 아는 감독이다. 한국 영화계 베테랑 중의 베테랑 감독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의 대표작은 '쉬리'와 '태극기 휘날리며'이다. 강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인 '쉬리'(1999)는 이전까지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실감 나는 총격 액션으로 한국에서도 첩보 액션 영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쉬리'는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개봉 당시 최단 기간 100만 관객, 역대 박스오피스 1위,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비롯한 4관왕, 청룡영화상 감독상, 대종상영화제 7관왕 등 각종 기록을 세웠다.
강 감독의 새로운 시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개봉 당시 한국영화 사상 가장 규모가 큰 블록버스터 '태극기 휘날리며'(2004)를 선보였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6.25에 휘말린 형제의 엇갈린 비극을 담은 전쟁영화로, 역대 두 번째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각종 흥행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1947 보스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다. 강 감독이 이전에 연출해 본 적 없는 장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강 감독이 재현한 76년 전 보스턴 마라톤 대회의 생생한 현장감, 그 안에서 관객들이 느끼게 될 카타르시스와 뜨거운 울림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영화 전문가' 강제규 감독과 함께 '실화 바탕 전문가' 배우 하정우가 '1947 보스톤'의 뜨거운 레이스에 동참했다. 하정우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를 지나 현재까지 한국영화계에 없어선 안 될 배우 중 한 명이다.
40편 가까이 되는 하정우의 출연작들을 살펴보면, 유난히 실화를 모티브로 하는 작품들이 많다. 하정우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스릴러 '추격자',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을 모티브로 제작한 '국가대표',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 암살작전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댄 '암살',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세상에 알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군상극 '1987' 등이 모두 실화 바탕 영화들이다. 여기에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비공식작전'과 지난해 흥행한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또한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소재로 했다.
이 영화들이 실화보다 더 실화 같은 이야기로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모두 하정우 덕분이다. 하정우는 어떤 역할을 맡든 세밀한 표현력과 남다른 감정 연기, 완급을 조절하는 생활 유머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1947 보스톤'에서도 하정우는 관객들의 몰입을 책임질 전망이다. 하정우는 이번 영화에서 서윤복(임시완)을 엄격하게 훈련시키는 마라톤 감독 손기정 역을 맡았다. 세계에 해방된 대한민국을 알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서윤복과 매 순간 부딪히지만, 결국 서로를 의지하는 사제 관계로 성장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영화 베테랑' 강제규 감독과 '실화 전문' 하정우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영화 '1947 보스톤'은 오는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