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①에서 계속
"완성된 '마스크걸'은 3부부터 봤어요. 제가 나온 부분(1~2부)은 가장 마지막에 보게 되더라고요. 하하."
'마스크걸'은 이한별의 데뷔작이다. 그는 자신이 나오지 않은 3부부터 작품을 즐겼다. 정작 자신이 나온 1~2부는 '잘한 건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 마음 편히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정말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어요. 이전엔 알지 못했던 스태프들의 열정도 알게 됐습니다. 김모미를 배우만큼 분석하고, 더 잘 보이게 하려고 연구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느꼈어요. 스태프들 덕분에 첫 작품부터 좋은 말을 많이 듣게 돼 배우로선 큰 행운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스크걸'은 이한별을 비롯해 나나, 고현정이 3인 1역으로 김모미를 연기했다. 김모미 인생의 3분의 1만 연기했기 때문에, 이한별이 마주친 배우들 또한 한정돼 있었다. 특히 주오남(안재홍)의 엄마 김경자 역을 맡아, 모두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과시한 배우 염혜란의 연기는 이한별만 보지 못했다.
이한별은 염혜란과 연기 호흡을 맞추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마스크걸' 속 또 다른 화제의 캐릭터 주오남은 자신만 만난 것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요즘 주오남을 만난 게 자랑거리가 됐어요. 하하. 주오남의 '아이시떼루' 목격담을 주변에서도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안재홍 선배는 화면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큰 에너지를 가진 배우였어요. 아이디어도 매우 많고, 신인인 저를 많이 배려해주셨죠. 특히 집중력이 남다르시더라고요. 현장에서는 안재홍이 아닌 주오남으로만 보였고, 덕분에 김모미와 주오남의 케미가 더 돋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한별이 연기한 김모미는 남다른 재능을 지녔지만, 외모 때문에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포기했다. 이는 드라마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현실 속에서도 연예인, 또는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외모 평가부터 당하게 된다. 하지만 이한별은 외모 때문에 소외당하는 김모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오히려 재미있었다.
"시작 전부터 많이 내려놨어요. 하하. 캐릭터잖아요. 마음을 비우니까 즐길 수 있게 되더라고요. 김모미의 외모가 예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외모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저는 스타가 되는 것보다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나를 필요로 하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김모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스크걸'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혜성 같은 신인이라는 칭찬을 듣고 있지만 이한별은 너무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는 아직 '배우'라고 스스로 말하기엔 부족한 것이 많다며,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이한별 스스로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것에 시간을 좀 더 투자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다시 없을 데뷔의 순간을 맞이했지만,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요. 이제 첫 단추를 채운 거니까요. '마스크걸'을 통해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을 더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요즘 명상이나 그림, 발레를 통해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어떤 역할을 맡든 이한별이란 사람이 참 잘 살아왔다는 걸 연기를 통해 보여주고 싶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