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아버지가 오로지 가족을 위해서 지은 집을 찾아간다.
◆4대 4명의 여자를 위한 집
경기도 양평,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그림 같은 집이 있다. 이 집은 1대 97세의 어머니, 2대 아내, 3대 딸, 4대 손녀를 위해서 지어진 집이다. 4대의 옆에는 그들의 든든한 조력자인 재철 씨가 언제나 그들을 지지하고 있다.
도심의 아파트에서 노모를 모시며 살던 아내 은경 씨와 남편 재철 씨. 그들은 은퇴를 앞두고, 자연 가까이에서 주택 생활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손녀가 태어나면서 그 계획은 더 앞당겨지게 되었다. 친정 부모님께서 이북이 고향이신 실향민이셨기 때문에, ‘뿌리’의 의미가 없는 것 같았던 아내 은경 씨의 소망이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딸과 손녀에게 이 집이 가족의 ‘뿌리’와 같은 의미가 되었으면 했고, 때문에 손녀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빨리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지난 35년간 육아에, 직장 생활까지 했던 아내에게 늘 미안했던 남편 재철 씨는 이 집에 이사 오면서 아내에게 3가지 약속을 했다고 한다. 첫째, 아침 식사는 본인이 어머님 식사까지 알아서 할 테니 아내는 자고 싶은 대로 늦잠을 자라는 것. 둘째, 설거지는 본인이 알아서 하겠다는 것. 셋째, 아내가 하고 싶은 대로 여행이든 산이든 다니며 살라는 것! 서로를 복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부부의 마음이 느껴진다. 가족을 위하여 사는 것이 결국은 본인을 위하는 삶의 모습인 듯도 하다. 고령의 노모부터 어린 손녀까지 4대를 위해서 지어진 집,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경기도 파주 운정 신도시, 아파트 단지 사이에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빨간 벽돌집이 있다. 마치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이 집에는 초등학생 딸과 40대 초반의 부부가 살고 있다.
오랫동안 정착할 수 있는 집으로 이사 가야겠다고 생각한 부부는 아파트와 주택 사이에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파트가 가진 부동산적 가치와 공동육아의 장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 옥상에 있던, 흙이 쌓인 욕조가 유일한 놀이터였던 남편 남주 씨. 그는 어디에서 날아온 건지도 모를 풀씨에서 자라난 식물을 지켜보노라면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는데... 그리고 도시 생활에 지쳐갈 때, 알록달록 화려한 꽃으로 반겨주던 어머니의 마당을 추억하는 아내 혜은 씨. 부부는 그 감성을 본인의 아이에게도 물려주고 싶었다. 그렇게 가운데에는 중정을 두고 양옆으로 작업 공간과 주거 공간이 자리한 디귿자형 집이 지어졌다.

또한 아이가 식물을 보며 자라나기를 바랐기에, 집 안 어느 곳에서도 중정의 식물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과거 베트남 여행을 갔을 때, 숙소에서 본 욕실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부부는 그 욕실을 모티브로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했다. 인테리어의 핵심은 가족이 이사할 때마다 함께 옮겨 심는 특별한 식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