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운명의 집터에서 새로운 삶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히말라야보다 좋은 시골집
유영국 씨는 2006년 첫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온 이후, 일명 ‘히말병’에 걸려 15년 동안 해마다 히말라야에 올랐다. 히말라야 등반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이 가실 즈음 다시 생각이 난다는데. 이후에도 유영국 씨는 아내에게 지리산 귀촌을 제안하여 아내를 기겁하게 만들었다.

유영국 씨의 시골살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텐트와 농막 생활을 할 때부터 마음에 드는 나무나 돌을 사기 시작했다. ‘치유의 정원’으로 만들어달라는 아내의 부탁에 모나지 않은 자갈을 고르고 마사토와 모래, 황토를 깔아 맨발 길을 만들었다. 현실주의자 아내와 몽상가 남편이 서로에 대한 존중으로 지은 집을 만나본다.

종합건설회사에 재직했던 손호익 씨는 퇴직 후 아내와 집터를 찾아다녔다. 마음에 드는 집터를 찾지 못하던 중, TV에서 ‘하늘 아래 첫 동네, 영천’이라는 EBS 다큐멘터리를 보고 아내와 함께 영천을 찾았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부동산에 부탁했는데, 나중에 연락을 받고 보니 부부가 찾아갔던 동네였다. 영천과 인연이 있다고 생각한 손호익 씨는 바로 계약했다고 한다.
손호익-심성숙 씨 부부가 깊은 산속에 집을 지은 데는 이유가 있다. 남편 손호익 씨는 건설회사에 재직하는 동안 주민들의 민원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았다. 30년이 넘는 재직기간 동안 콘크리트는 정말 사람에게 해롭다고 느꼈다는데,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 독’이라고.

이 집의 별채는 콘크리트는 물론 시멘트나 접착제도 쓰지 않고 오직 나무로만 지었다. 대학 진학 후 성인 아토피가 생긴 작은딸을 위해서라는데. 손호익 씨는 누구나 살면서 어려운 과정을 겪고 힘들어할 때 딸들이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부부 둘만의 힘으로 완성한 산골짜기 치유의 집으로 찾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