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방송되는 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호국보훈의 달 기획] 기억과 기념, 잊혀진 영웅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국립현충원은 국립묘지 겸 호국보훈 시설로 서울과 대전 두 곳에 있다. 현충원은 6.25 전쟁이 끝나고 1년 뒤인 1954년에 착공을 시작했다. 그리고 1955년 7월 15일, 한국전쟁 전사자 14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국군묘지로 준공됐다. 그 뒤 1965년 국립묘지로 승격돼 독립유공자, 민주열사 등을 안장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약 1만 8천여 명이 독립유공자로 포상됐으나 현재 서울과 대전의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유해는 4,425위로, 전체 독립유공자의 24%에 그친다.

1946년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삼의사가 효창공원에 안장되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관순 열사의 묘는 어디 있는지 박 교수가 질문하자 홍석천 씨는 3.1 만세운동이 열린 충남 천안시 병천면이라고 이야기해 패널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병천의 유관순 묘는 진짜 묘가 아닌 초혼묘(招魂墓)라고 박 교수는 대답했다. 유관순 열사의 시신은 모교인 이화학당과 선교사들의 강력한 항의로 서대문형무소에서 인도 후 이태원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하지만 1930년대 중반, 이곳은 주택 단지로 개발돼 유관순 열사의 유해는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

1910년 3월 뤼순 감옥에서 사형 집행을 당한 안중근 의사. 하지만 현재까지 유해가 봉환되지 못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는 사형 집행 후 뤼순 감옥 북쪽 공동묘지에 안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공동묘지 터를 발굴했으나 정확한 위치는 찾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안 의사의 유해가 하얼빈산 소나무로 제작된 관에 매장됐다는 기록이 발견돼, 정확한 위치만 찾는다면 후손들과의 DNA 대조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뤼순감옥 주변이 아파트 단지로 개발돼 공동묘지 터를 재발굴하는 것이 더욱 어렵게 됐다. 박 교수는 “더군다나 만약 유해를 찾는다고 해도 안 의사가 황해도 출신이기에 유해의 연고권 문제를 북한과 논의해야 하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초의 주 러시아 공사 이범진 선생과 두 아들 이기종, 이위종은 모두 독립운동가였으나 이범진 선생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자결한 뒤 유해가 유실됐고, 첫째 아들 이기종은 일제의 고문 후유증으로 객사했다. 헤이그 밀사였던 이위종 역시 러시아 이르쿠츠크를 마지막으로 행적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해주의 항일 영웅 최재형 선생은 1920년 4월 일본군에 붙잡혀 총살을 당했으나, 처형 장소가 알려지지 않아 유해를 찾지 못하였다.
여성 독립운동가가 누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유관순 열사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여성 독립운동가를 선뜻 떠올리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박 교수는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 씨가 연기한 안윤옥의 모티브가 된 남자현 지사, 임산부의 몸으로 의열투쟁을 한 안경신 의사 등을 소개하며 “여성들 또한 독립운동의 한 축을 담당한 주체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임시정부의 젊은 요원이었던 양우조 최선화 부부의 육아일기 제시의 일기를 예로 들며 “기록 역시 독립운동이라며 기록들이 남아 있기에 선조들의 독립에 대한 의지와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 이야기하며 강연을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