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어디든 좋아요, 불러만 주세요~ 장례식 빼고 다 갑니다."
어떤 행사든 의뢰인을 100% 만족하게 하는 진행 능력을 보여주는 '행사의 여왕', 개그맨 조승희가 음원을 발매하고 '개가수' 대열에 합류했다.
조승희는 KBS 23기 공채 개그맨으로, 2008년 KBS2 '개그콘서트'를 통해 데뷔했다. '순정만화', '지구를 지켜라', '어제 온 관객 오늘 또 왔네' 등 '개그콘서트'의 여러 코너에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낙심하고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무대를 찾아 나섰다. 행사장과 공연장이었다.
조승희가 개그계 '행사의 여왕'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약 8년이 흘렀다. 누군가는 타성에 젖어 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승희는 달랐다.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를 찾은 그는 "매일 설렘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조승희는 지난 4월 디지털 싱글 '행사의 여왕'을 발매했다. 가수의 꿈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는 지난 3월 송은이, 김숙의 '비보쇼' 공연을 보다가 마치 운명처럼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비보쇼'가 올림픽홀에서 열렸거든요. 객석이 가득 찬 걸 보고, 선배들이 부러우면서도 존경스럽더라고요. 공연을 보면서 올림픽홀에서 공연할 수 있는 개그맨들을 계속 떠올려봤어요. 송은이, 김숙 선배, 그리고 컬투 선배들이 있더라고요. 공통점이 본인 노래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공연장을 나오면서 바로 작곡가를 수소문했어요."
작곡가를 섭외한 조승희는 트로트 앨범을 내기로 했다. 기왕이면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가사로 노래를 부르고 싶었고, 그는 평소 절친한 개그맨 김경아에게 작사를 부탁했다. 작사 경험이 없었지만, 김경아는 재치 넘치는 가사를 금세 완성했다. 누구보다 조승희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 조승희는 '부르면 갑니다, 나는 행사의 여왕'이라는 내용의 가사를 들고 작곡가와 만났다.
"보통은 노래가 나오면 거기에 맞는 가사를 쓴다고 하더라고요. 전 무작정 가사부터 써서 작곡가를 만나러 갔어요. 가사를 받은 작곡가님이 고민을 좀 하더니 트롯풍 EDM으로 가자고 하더라고요. 며칠 후 완성된 노래를 들었는데, 공연 오프닝으로도 쓰면 딱 맞을 것 같았어요. 노래를 내야겠다고 결심한 지 한 달 만에 일사천리로 모든 게 진행됐습니다. 하하."
4월 16일 노래가 공개됐고, 조승희는 3일 후 자신의 공연에서 '행사의 여왕'을 처음 불렀다. 그는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안무가도 섭외해 셔플 댄스 안무까지 만들었는데, 몸치인 그가 무대에서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제가 춤까지 연습한다고 하니까, 춤은 힘들 거라고 했어요. 전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무조건 해야 하는 성격이거든요. 악몽까지 꿔 가면서 결국 완성한 거죠. 무대에 오르기 전에, 안무와 노래 연습 과정을 담은 메이킹 영상을 틀었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관객들이 환호하더라고요? 노래 하나로 관객들의 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어요."
그는 '행사의 여왕'으로 KBS1 '아침마당'의 인기 코너 '도전 꿈의 무대'까지 진출했다. 자기 노래가 있는 가수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무대'인 방송이다. 조승희는 "'도전 꿈의 무대'가 절실했던 사람들이 있고, 목숨 걸고 출연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의 노력을 욕보이게 하지 않으려면 연습을 절대 게을리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2주 동안 지방 행사 스케줄을 끝낸 다음에는 시간이 몇 시가 됐든, 장소가 어디든 노래 연습을 하러 갔어요.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죠. 어머니와 함께 방송에 출연했는데 동네 스타가 되셨어요. 저도 연예인이지만 TV의 힘이 새삼 대단하더라고요. 그동안 공연, 행사 중심으로 활동했는데 본격적으로 TV·라디오에도 출연하려고요."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