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에서 계속
2026년은 박지훈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1689만 관객을 모았고, '취사병 전설이 되다(이하 취사병)'는 티빙 유료가입 기여자 수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게다가 백상예술대상 신인상까지 품에 안았다. 하지만 박지훈은 이 모든 성과 앞에서 한 걸음 물러서 있었다.
"천만 배우가 되고, 상을 받았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어요. 상은 제가 맡은 걸 열심히 잘하면 자연스럽게 오는 거로 생각해서요. 상은 못 받아도 돼요."
연기하는 이유도 단순했다. 잘되는 작품을 좇기보다, 그저 재미있어서 한다는 것이다.

"작품이 잘되면 모두가 좋겠지만, 그걸 궁극적인 목표로 접근하진 않아요. 저도 궁금한 제 모습이 너무 많거든요. 아직 대본을 읽고 잘될 작품을 가려낼 눈도 없고요."
그가 거듭 강조한 좌우명은 '들뜨지 말자'였다. 연이은 성공에 잔뜩 어깨가 올라간 자신의 모습을 박지훈은 누구보다 경계했다.
"들뜬 제 모습이 너무 싫어요. 꼴 보기 싫을 정도예요. 하하. 천만 배우라고 불러주시는데, 그렇다고 어깨에 힘준 모습은 생각만 해도 혐오스럽더라고요. 감사한 일이지만, 절대 으스대지 않을 겁니다."

'왕과 사는 남자'가 한창 흥행할 무렵 박지훈은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막바지 촬영에 참여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소식에 헛바람이 들 법도 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의 성공과는 선을 그은 채, 눈앞의 작품에만 몰두했다.
"영화 흥행과는 별개라고 생각했어요. 이 드라마 안에서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에너지와 코믹 연출을 잘하려고만 했죠. 이 작품만 보고 돌진했어요."
박지훈 연기 칭찬의 1순위로 꼽히는 눈빛은 몰입의 결과물이다. 다만 강성재라는 인물에는 박지훈이 한 끗을 의도해서 넣었다.

"눈빛을 특별히 어떻게 하는 건 아니에요. 몰입하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죠. 다만 강성재만의 강단 있는 모습, 분노를 참을 때 잠깐씩 나오는 서늘한 눈빛은 의도적으로 넣어봤어요."
아직 종영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박지훈은 '취사병'의 결말이 꽤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즌2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하지만 시즌2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힘들 전망이다. 내년에는 박지훈도 군대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박지훈은 주저 없이 해병대 수색대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밀리터리 덕후로서 고된 훈련은 그의 로망이고, 물에서 훈련을 자주 하는 만큼 그에게 있는 심해 공포증을 깨고 싶어서다. 다만 해병대에 가더라도 취사병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몇백 인분을 준비해야 하잖아요. 촬영하면서도 힘들었는데, 실제 취사병들의 노고는 가늠도 안 되더라고요. 그보다 강하 훈련 같은 힘든 훈련을 받아보고 싶어요."
배우와 가수를 오가며 쉼 없이 달려온 그가, 마지막으로 그리는 배우상은 거창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이제 없어요. 순간순간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많은 분이 믿고 볼 수 있는 배우, 시청자와 에너지를 공감할 수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