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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대환 "'38사기동대' 덕분에 실검 1위까지…살다보니 이런 일이"

[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오대환(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오대환(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이보다 더 나쁠 수 있을까.

오대환(37)이 최근 연기해왔던 캐릭터들을 보면 '나쁜놈'의 스펙트럼이 이토록 다양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올해에만 1월 방송된 케이블채널 OCN '동네의영웅'을 시작으로 MBC '계약결혼', 그리고 개봉을 앞둔 영화 '더킹'까지 모두 악역이었다.

특히 OCN 금토드라마 '38사기동대'마진석은 시청자들의 울분을 자아내는 분노유발자다. 악질 체납자인 마진석은 폭력성과 뻔뻔함, 여기에 비열함까지 있어 혈압을 상승시킨다. 오대환은 마진석에 대해 "또 악역"이라고 말하면서도 "연기를 하면서 힐링을 느낀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연기를 하면서 평소에 못했던 것들을 풀 수 있는거 같아요. 육아 스트레스나 아내에게 풀 수 없는 것들을 연기로 표출하다보니 정말 좋더라고요. 마진석을 보면서 '연기가 아닌거 같다'는 반응을 많이 보이시는데 진심으로 짜증을 내고 성질을 부려서 그래요.(웃음)"

▲오대환(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오대환(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진심을 담은 연기를 보여서일까. '38사기동대'가 방송되는 동안 오대환의 이름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오대환은 1999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외도하지 않고 연기만 해왔다. 지금까지 수십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이런 반응은 처음이었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싶었어요. 신기하고요. SNS 사진에도 이전엔 '좋아요'를 누르는 숫자가 50~60개 정도였다면, 요즘은 기본 800개 이상인 것 같아요. 친구신청도 매일 십여명씩 해주시고요. 처음엔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에게 답댓글을 달고 했는데, 이젠 그걸 할 수 없을 정도에요. 그래서 한꺼번에 '감사하다'고 하고 있어요."

▲오대환(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오대환(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이처럼 관심을 받는 요인으로 오대환은 '38사기동대' 자체의 완성도와 즐겁게 촬영할 수 있는 팀워크를 꼽았다. 특히 자신을 믿고 발탁해준 연출자 한동화 PD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신분을 숨겨라'를 하면서 PD님을 처음 만났어요. 마동석 선배가 캐스팅 된 후 그 다음 캐스팅이 결정된 게 저였죠. PD님이 양꼬치를 먹으면서 '나쁜놈이다. 해봐라'라고 하시기에 '네'했어요. 뒤에 듣기론 마진석이 극 초반부에서 시선을 '확' 사로잡아야 하는 역할이라 '오대환은 약하지 않냐'는 우려도 나왔데요. 그때 PD님이 '날 믿어라. 잘 안되면 내가 책임지겠다'면서 절 끝까지 챙겨 주셨다고 하더라고요. 감사한 마음이에요."

오대환은 1시간 여의 인터뷰 동안 "감사하다", "고맙다"는 말을 끊임없이 했다. '나쁜놈 전문'이라고 할 정도로 악역을 많이 연기했지만 실제론 동료 배우들에게 "사랑스럽다"는 평을 듣는 오대환이다. 영화 '오피스'를 함께 찍은 고아성, 류현경 등은 "촬영장에서 오대환 팬틀럽이 만들어졌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오대환(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오대환(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가정에서도 든든한 남편이자 아빠다. "아빤 왜 악역만 맡냐"며 안타까워 하는 첫째딸, "나쁜놈이라도 아빠가 젤 좋다"는 둘째딸, 그리고 아직 아빠의 일을 잘 모르는 막내를 얘기하는 오대환의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아이들과 아내를 생각하면 더 잘되고 싶다"는 소망도 숨기지 않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생계에 어려움을 느껴 대리운전 등 외도를 생각했다는 오대환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계형 배우'라고 하기엔 오대환의 연기에 대한 고민과 철학은 깊었다. 바쁜 드라마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굳어지는 요령에 대해서도 "'이러면 안되는 데'하는 죄의식이 사라지는 것 같아 괴롭다"고 말하는 오대환이었다.

"정말 힘들었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행복해요. 아내와 어머니를 위해 적금도 넣을 수 있게 됐고요. 내년이 결혼 10주년, 어머니 칠순이에요. 어머니와 아내를 위해 그동안 한 번도 좋은 선물을 사준 적이 없는데, 이번에 해보려 돈을 모으고 있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답답한 뭔가가 있긴 해요. 그게 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하면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제가 할 수 있는 건 연기 뿐이거든요."

김소연 기자 sue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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