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빨로맨스’의 운빨은 영 시원치 않았다. MBC 미니시리즈의 연이은 부진을 털어줄 기대작이었지만, 끝은 미약했다.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리며 흥행 저력을 과시해온 황정음과 대세 배우 류준열의 조합은 ‘로코물에 최적화된 캐스팅’이란 초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운빨로맨스'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맹목적으로 미신을 맹신하는 여자 심보늬 역인 황정음과 tvN '응답하라 1988'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오른 류준열이 IT 천재이자 게임회사 CEO 제수호 역으로 첫 지상파 드라마 주연을 맡았다. 두 사람 모두 전작을 히트시킨 일등 주역으로 조명 받으며 가장 주목받던 시기에 신선한 조합을 완성했지만, 어쩐지 퇴장의 순간에 아쉬움을 남겼다.
일단,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케미는 드라마 팬덤을 형성할 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황정음 류준열의 로맨스가 폭발 되는 후반부에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적당한 설렘과 웃음기만 전파하는데 그치자, 시청자들을 쉽게 남녀주인공 캐릭터에 이끌리지 못했다.
원작과는 또 다른 색깔을 구현하지 못한 점도 생각보다 부진한 성적을 받은 이유 중 하나다. 나름 원작에 다양한 드라마적 요소들을 추가하며 모험을 시도했지만, 차별화된 재미를 만들지는 못했다.
류준열이 연기하는 제수호의 매력이 기대만큼 표현되지 않았다. 황정음은 웹툰 속 여주인공과 흡사한 싱크로율을 보였지만, 불쑥불쑥 ‘그녀는 예뻤다’ 김혜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연이어 보여준 비슷한 캐릭터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매력보다는 피로감을 줬다.

미신 맹신자 심보늬와 트라우마를 가진 수학천재 제수호의 이야기도 특별하게 풀지 못했다. 캐릭터들의 유별남 속에서 오는 에피소드도 로맨스를 위한 끼워 맞추기식으로, 여타 로코물와 경쟁할 색다름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배우들의 감정도 공감과 감동을 주기엔 충만한 표현이 부족했다.
전반적으로 시청자들을 매혹시킬 포인트가 부족하다보니 시청률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5월 25일 10.3% 시청률로 순조롭게 첫 스타트를 끊은 ‘운빨로맨스’는 곧바로 수목극 정상을 차지하며 화제를 주도했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 줄곧 하락세를 그렸고, 2회에 8.7%, 3회에 8%까지 떨어지며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와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최근에는 KBS2 ‘함부로 애틋하게’와 SBS ‘원티드’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며 동시간대 꼴찌로 전락했다.
흥행보증수표로 저력을 과시한 바 있는 황정음에게도, ‘응답하라 1988’로 어남류(어차피 남자주인공은 류준열)이라는 열렬한 지지를 받은 류준열에게도 이번 작품과 운빨은 결과적으로 무관했다. 운빨보다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의 본방사수 의욕을 불 지필 스토리와 캐릭터의 매력이라는 게 확인된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