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서현진 기자]
‘몬스터’ 강지환이 복수 인생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몬스터’는 처절한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까지 숨긴 채 살아온 강기탄(강지환 분)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담긴 50부작 드라마로 지난 20일 종영했다.
강지환은 지난 27일 오후 7시 서울 한남동 모처에서 진행된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 종영 기념 미디어데이에서 촬영 에피소드와 종영 후 근황 등을 언급했다.
강지환은 상대 배우들과 각기 다른 감정을 드러냈고, 그세밀한 감정 변화 연기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다. 그는 50부작이란 드라마를 무사히 끝냈다는 것에 “홀가분하다”는 심경으로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몬스터’가 끝난 지 열흘이 됐다. 2월부터 약 8개월간 촬영했는데, 50부작은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들더라. 그래도 끝까지 웃으며 끝냈다. 서운하기보단 홀가분한 마음이 크다. 편히 쉬면서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몬스터’ 마지막회에서 강기탄은 변일재(정보석 분)의 사형 집행을 통해 복수에 성공하고, 오랜 시간 어긋났던 오수연(성유리 분)과 애틋한 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기탄은 시력을 잃었고, 성공률 30%인 총알 제거 수술을 받는 모습으로 끝이 났다. 다소 슬픈 분위기가 더해진 열린 결말이었다.
“확실한 마침표를 찍으면 여운 없이 그저 50부작을 끝내는 느낌만 났을 것이다. 그렇다고 절대 시즌2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웃음). 열린 결말은 개인적으로 만족했다.”
강지환은 50부작이란 긴 호흡의 장편 드라마에서 세밀한 감정 변화를 충실히 표현해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멜로 부분이 개인적으로 아쉽다. 성유리와 작품하면서 남녀 멜로가 부각이 잘 안 되는 점은 안타까워했다. 드라마 시작은 성유리와의 멜로가 시발점이 됐다. 방대하고 장대한 스토리를 끌어가다보니, 사건들은 극대화됐는데 주인공의 멜로에 대한 부분은 냉정하게 말해 아쉽다.”
늘 복수의 중심에 있던 강지환은 감정 소비와 함께 체력적, 환경적으로 힘든 상황에 자주 직면했다. 그는 ‘몬스터’ 촬영 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화기가 있는 촬영 소품을 만지는 바람에 오른손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번 작품이 힘들었던 게 사고랑 부상이다. 기존 미니시리즈는 초반에 힘들에 찍고 중반에 쉬고 막판에 다시 날을 새는데, 이 드라마는 1회부터 하이난, 중국가고 30회 이상까지 밤을 샜다. 만날 트렁크에 짐을 싸서 나왔다. 중간에 장염으로 고생하기도 했고, 경부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기도 했다. 촬영 중에는 화상을 입어 힘든 시간이 있었다. 드라마 제목이 ‘몬스터’이니까 ‘내가 괴물이 되겠구나’라고 자기최면을 하면서 견딜 수 있었다.”
‘몬스터’는 동시간대 시청률에서 장기간 정상을 차지하지 못했고, 화제성 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겼지만, 무게감 있는 스토리는 중장년층의 꾸준한 지지를 얻었다. 확고한 고정 시청자들의 의리는 내심 폭발력 없는 인기에 서운했던 강지환의 마음을 달랬다.
“‘몬스터’ 주 시청층이 50~60대라는 결과를 봤다. 사실 처음 SBS '닥터스'에 밀렸을 때는 가슴이 아팠다. 그래도 50회 동안 우리 드라마를 지지해주는 층은 확실했다. 시청률이 10%초반으로 꾸준하게 유지됐다. 2016 리우올림픽에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건 의미 있는 기록이다(웃음). 상승 기복이 있었다면 더 힘들었을 텐데 시청층 공략으로 변동 없이 끝까지 온 것도 ‘몬스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SBS ‘돈의 화신’, KBS2 ‘빅맨’에 이어 ‘몬스터’까지 복수를 품고 사는 주인공을 연기한 강지환은 어느 새 ‘복수극 전문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는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며 새로운 변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작품을 정하고 나서 늘 ‘복수극’이구나라고 깨달았다. 작품에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싶고, 여러 감정을 연기하고 싶어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동안에는 신경을 안 썼는데 복수극 전문배우라는 말들이 많더라. 차기작은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신경을 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