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신해철이 세상을 뜬지 2년이 흘렀다. 상상하기 어려웠던 모습으로 그는 세상을 떠났고, 그의 죽음을 둘러싼 분쟁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긴 여행을 끝낸 신해철이 미련 없이 잠들어 있을지 알 길 없지만 신해철의 안식을 바라는 팬들의 발걸음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오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는 신해철 사망 2주기를 기리는 추모식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가 진행됐다. 이날 추모식은 퍼플 리본 달기, 신해철의 그리움갤러리 등 식전행사, 가족들이 참석하는 기제사 예식, 헌화식과 자유 참배 등이 이어졌다.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정식 데뷔한 신해철은 밴드 무한궤도, 넥스트(N.EX.T)를 거쳐 솔로 가수로 자리매김하며 가요계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진지하고 철학적인 가사와 웅장한 스케일 등을 특징으로 하면서도 새로운 음악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동료 및 선후배 뮤지션들의 귀감이 됐다.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은 음악 팬들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각종 토크쇼는 물론, ‘100분 토론’에도 자주 출연해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2002년 대선에서는 故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를 공개지지, TV 찬조 연설에 나서기도 했다. 신해철은 당당했고 논리적이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젊은이들에게 유독 큰 상실감을 남겼다.
윤종신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데뷔음반 수록곡 ‘떠나간 친구에게’의 가사 전문을 게재했다. 신해철이 피처링에 참여한 노래다. 윤종신은 훗날 고인과 함께 한 방송에서 “데뷔 무대에서 가사를 틀려 등을 돌려버렸다. 나는 ‘데뷔하자마자 끝나는 구나’ 생각했다. 그 때 등을 두드려준 사람이 신해철”이라고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드러머 남궁연 역시 “(신)해철이가 세상을 뜬지 2년이 됐다. 어차피 언젠가는 헤어지는 게 우리 인생이지만 너무 일찍 헤어진 아쉬움은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계속될 듯하다. 보고 싶다”는 글을 남기며 신해철을 추모했다.
추모 열기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밴드 넥스트, 홍경민 등을 중심으로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신해철 추모 공연일 열린다. 에매랄드 캐슬 지우, 이현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모 공연 무대에 오르고, DJ DOC, 김동완, 피아 옥요한, 케이윌, 김현성, 은가은이 새로 합류한다. 수익금은 전액 유가족을 위해 사용된다.
한편, 신해철은 지난 2014년 10월 27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당시 신해철은 의사 강 모 씨의 집도로 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후 가슴과 복부 통증을 호소했으며, 같은 달 22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진 뒤 5일 만에 사망했다. 검찰은 지난 24일 열린 공판에서 강 원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