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가 종영했다. 따뜻한 주제의식과 시청률로 체면을 살리긴 했으나, 신선하지 못한 전개와 답답하고 애매모호한 러브라인,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 마지막 회에서는 옥녀(진세연 분)를 필두로 한 대윤세력이 윤원형(정준호 분), 정난정(박주미 분) 등 그간 국정을 농단해온 소윤세력을 응징했다. 동시에 옹주로 복권된 옥녀는 궐에서 사는 것을 거부하고 외지부 활동을 지속하며 백성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선택하며 끝을 맺었다. 권력보다 선의에 초점을 두고, 희망을 안기는 결말은 훈훈했지만, 막을 내린 ‘옥중화’를 두고 아쉽다고 평하는 반응이 우세하다.
‘옥중화’는 ‘허준’ ‘대장금’ ‘동이’ 등을 연출한 사극 거장 이병훈 PD와 최완규 작가의 만남부터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세트장, 이영애, 한효주 등을 이을 새로운 사극 여제의 탄생 여부 등 관심을 사로잡는 요소가 충분했던 만큼 기대작이 분명했다.
여기에 ‘최고의 화제작’이라고 평하며 적극적인 홍보 공세를 펼쳤던 MBC의 호언장담 역시 시청자들의 초반 기대치를 높였다. 이러한 관심은 무려 8개월간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의 기록으로 입증됐다. 하지만 시청률과 별개로 아쉬운 스토리와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배우들의 연기력이 줄곧 도마 위에 오르며 초반 기대감은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사극의 특성상 중장년층을 고정 시청층으로 섭렵해 부동의 시청률을 보인 반면에 뚜렷한 개성과 쫀쫀한 전개가 부족했던 탓에 대중적으로 화제를 이끌 만큼의 호응은 크지 않았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력은 방영 내내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옥중화’ 여주인공 진세연은 매주 연기력 시험대에 올랐다. 발성, 발음 면에서 부족함을 보인 진세연은 ‘공기 반, 대사 반’이라는 굴욕적인 논란의 주인공이 됐고, 다양하지 못한 표정은 여러 변화를 맞는 옥녀 캐릭터를 다채롭게 표현하기에 부족하다는 쓴 소리가 이어졌다.
여기에 남자주인공 고수의 무(無)존재감은 제작진을 향한 시청자들의 반발을 키웠다. 고수는 극중 분량이 줄어들면서 이렇다 할 활약과 존재감을 발산하지 못했고 진세연과의 러브라인 역시 실종되며 애매한 캐릭터로 남았다. 악역 도전에 나선 박주미도 초반부터 어색한 사극 말투와 함께 악녀 느낌과 상반된 이미지가 상충하며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다.
배우들을 향한 실망감과 작품을 향한 미지근한 반응을 넘어 이병훈 PD가 초반 피력한 신선함에 대한 의문도 남았다. 그는 ‘옥중화’를 통해 조선시대 감옥인 전옥서를 배경으로 하고, 조선시대 변호사 제도인 외지부를 처음으로 다루며 드라마의 재미에 유익함과 특별함을 더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배경과 소재만 다르게 내세웠을 뿐, 기존 사극 비슷한 전개는 자기복제를 답습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이런 아쉬운 요소들은 초반부터 제기됐지만 회를 거듭하면서도 계속 반복됐고, 결국 기세등등했던 시작과 달리 미완의 사극이라는 오명을 남긴 채 퇴장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