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강렬한 눈빛, 어딘지 모르게 비밀이 엿보이는 분위기, 여기에 연기력까지 갖춘 범상치 않은 신인이 나타났다.
우도환(25)이란 이름은 몰라도 KBS2 '우리집에 사는 남자'에서 고난길(김영광 분)을 협박하던 조직폭력배 김완식, 영화 '마스터'에서 진헌철의 심복 킬러 스냅백은 기억할 것이다. 우도환은 단 두 작품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포털 사이트 프로필을 검색해도 키와 소속사만 나올 정도로 신인 배우지만 작품에서 존재감은 그렇지 않다.
단국대 연극영화과를 수석으로 입학할 만큼 일찍이 될 성 부른 떡잎으로 인정받은 우도환에게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과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 우도환, 배우를 꿈꾸다
우도환이 본격적으로 연기자를 꿈꾼 것은 19살,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직전 겨울방학이었다. 연극배우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본격적으로 연극영화과 진학을 준비했다. 이후 재수 끝에 단국대 연극영화과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아버지는 생계 때문에 연기를 포기하셨대요. 그래서 저에게 이전부터 연기를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셨어요. 경기도 안양에서 자랐는데, 고등학교에 갈 때에도 '예고에 진학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먼저 물어보셨죠. 그땐 제 자신이 잘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어요. 본격적으로 진학을 고민해야하는 시기가 돼 고민 끝에 연기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어요."
대학 진학 후 선배의 소개로 배용준, 김수현, 박서준 등이 소속된 키이스트와 계약을 맺게 됐다. 그 이후엔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우리집에 사는 남자', '마스터' 단 2개의 작품, 크지 않은 역할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우도환이라는 배우를 세상에 알렸다. 잘 모르는 사람은 "탄탄대로"라고 할 만 하지만, 우도환이 드러나기까지 그의 치열한 고민이 있었다.
"조급하지 않으려 했어요.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좋은 배우가 될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언젠가 저에게 기회가 잘 살리고 싶었거든요."
◆2016년, 배우 우도환을 알리다
우도환은 소속사 계약을 맺은 201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다. '마스터'에 발탁된 것도 그 즈음이었다. '마스터' 때문에 필리핀 마닐라에 가려 여권을 처음 만든 우도환은 현지에서도 운동을 하면서 강렬한 스냅백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마스터'라는 작품에 나올 수 있었던 건, 정말 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 정말 잘 하고 싶었고, 말 수가 없는 캐릭터다보니 한 컷 한 컷이 소중했어요. 어떻게 하면 튀지 않고, 모나지 않고 한 그림에 어울려 나올 수 있을까, 기대에 부흥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몸도 키웠고요. 스냅백은 나이는 어리지만 그렇게 센 사람들 사이에서도 전혀 기가 죽거나 밀리면 안되잖아요. 덩치가 컸으면 좋겠는데 키를 늘릴 수 없으니 몸을 키운 거죠."
스냅백이란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극에서 설명되지 않는 캐릭터의 이야기도 스스로 만들었다. 스냅백을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 살인청부업자라는 일을 합리화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는 우도환은 "스냅백의 모든 선택은 결국 돈 때문이었다"면서 극 중 반전이되는 선택을 하게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노력은 '우리 집에 사는 남자'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따뜻한 부모님 덕분에 화목한 가정에서 여동생과도 다툼없이 자랐다"는 우도환이였지만 "내 자신과 전혀 다른 캐릭터이기에 더 연기하는 게 재밌다"면서 작품에 임하는 상황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대본을 본 순간 무조건 제가 김완식을 연기하고 싶었어요. 어떻게 하면 저만의 느낌을 낼 수 있을까 고민했고, 오디션을 볼 때 그부분을 말씀드렸더니 김정민 PD님도 좋아하시더라고요. 많이 기억해 주신 '어이, 고난길'이란 대사도 촬영 카메라가 돌기 전까지 '어떻게 하면 나만의 느낌을 낼 수 있을까'만 고민했던 거 같아요."
◆2017년, 배우 우도환이 도약하다
우도환의 가장 큰 장점은 양면성이 있는 얼굴이다. 웃을 땐 선하지만 무표정일땐 강렬한 인상이다. 우도환 스스로도 "감독님들이 얼굴에 있는 양면성을 보고 캐스팅하셨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할 정도다.
우도환의 앞으로의 목표는 이런 자신만의 색깔을 더욱 확실하게 키워가는 것이다. 더불어 시청자, 관객들에게 친구같은 친근함이 있는 배우로 기억되는 것이다.
"류승범 선배가 롤모델이에요. 자유로워보이면서도 각각의 작품 속에서 자신만의 느낌을 낼 수 있다는게 놀라웠어요. '마스터'를 하면서도 이병헌 선배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지금 우러러보는 선배들 처럼 그렇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