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춘.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 사전적 의미의 청춘은 10대 후반에서 20대에 걸친 젊은 나이 또는 그 시절을 가리키지만 사회·문화적인 맥락에서 청춘은 하나의 ‘이미지’로서 존재한다. 뜨거움, 불안함, 충돌, 반항, 격동… 요컨대 문화 산업에서 청춘은 곧 경계인(境界人)을 의미한다. 아이와 어른 사이의 경계인.
가요계가 청춘에 빠졌다. 지난 6일 첫 미니음반을 내놓은 그룹 SF9, 오는 13일 스페셜 음반 ‘윙스(WINGS)외전: 유 네버 워크 어론(You Never Walk Alone)’을 발표하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열혈청춘’ 콘셉트를 내세웠던 업텐션, 꿈을 향해 질주하는 청춘의 모습을 그린 세븐틴 등 수많은 보이그룹들이 ‘청춘’을 거쳐 갔다.

이 같은 흐름은 방탄소년단이 지난 2015년 ‘화양연화’ 시리즈 음반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면서 시작됐다. 방탄소년단은 ‘아이 니드 유(I Need You)’와 ‘런(Run)’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유망주’에서 ‘톱 아이돌’로 성장했다. 지난해 발표한 정규 2집 ‘윙스’는 ‘유혹을 만난 청춘’을 테마로 완성돼,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에서 26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랩몬스터는 ‘청춘’ 콘셉트의 당위성으로 ‘시대성’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열린 정규 2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같은 세대끼리 비슷한 시대성을 공유한다고 느꼈다. 우리 안에 있고 우리 옆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청춘’이라는 테마로 한 음반은, 청춘의 이미지와 연결되는 음악, 퍼포먼스, 스토리텔링 외에도 실제 멤버들의 모습과 밀착한 콘셉트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소구력을 갖는다.

최근에는 신인그룹 SF9이 ‘소년과 남자의 경계’를 담은 미니음반 ‘버닝 센세이션(Burning Sensation)’을 발매, 청춘 콘셉트를 무기로 도약에 나섰다. 멤버 태양은 지난 6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청춘이라는 주제를 가사에 많이 담아냈다. 목표를 향해 달리고 젊음의 에너지를 터뜨리자는 내용은 물론, 청춘의 아픔을 사랑 이야기에 빗대 표현한 곡도 있다”고 귀띔했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새 음반 콘셉트에 대해 “SF9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 그 자체다. 같은 세대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같은 세대 친구들의 불안함이나 고민을 노래하기도 하지만, 청춘의 아픈 단면보다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발전적인 방향을 주요 메시지로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래를 듣는 10대 팬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희망적인 에너지를 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같은 방향을 잡았다. 이는 또한 랩을 쓰고 노래하는 SF9 멤버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